국내 車업체, 메르코수르 무역협정 '학수고대'
국내 車업체, 메르코수르 무역협정 '학수고대'
  • 이정욱 기자
  • 승인 2018.05.29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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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자동차 35%, 부품 18% 관세 부과 中
최대 자동차 시장 미국 25% 고율 관세 부과…대체 시장 기대
자동차 수요 감소 중…고율 관세 안고서 수출 쉽지 않아
(사진=신아일보DB)
(사진=신아일보DB)

국내 자동차업계가 남미 최대 시장인 '메르코수르(남미공동시장)'와의 무역협정(TA) 협상에 주목하고 있다. 최대 자동차 시장 G2(미국·중국)의 침체와 미국 트럼프 정부의 자동차 고율 관세 부과 정책을 만회할 수 있는 새로운 비상구로 기대하고 있다.

메르코수르는 남미의 경제공동체로 브라질·아르헨티나·파라과이·우루과이 4개국이 속한 나라다. 29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메르코수르의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우리나라 주요 수출 품목인 자동차에 35%, 자동차 부품에 18%까지 높은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업계는 이번 협정으로 메르코수르 국가와 관세가 완화되면 현지 공장이 없는 기아차 등 자동차업체들이 가격 경쟁력을 갖춘 다양한 차종을 선보이며 수출 규모를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대 자동차 시장인 미국 수출이 어려워 질 것으로 예상돼 더욱 기대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4일 ‘무역확장법 232조’를 기반으로 수입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에 대한 조사를 지시했다. 무역확장법 232조는 외국산 제품이 미국 안보에 위해가 될 경우 긴급히 수입을 제한하거나 고율의 추가 관세를 매길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고 최대 25%의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

또 메르코수르 자동차 시장이 최근 수요가 감소하고 있어 고율 관세 부담을 안고서 시장 진출이 힘든 상황이다.

메르코수르 4개국에 대한 한국 자동차 수출 물량은 2만2657대다. 브라질 수출량이 8864대로 가장 많고, 아르헨티나 7087대, 파라과이 5028대, 우루과이 1678대 등으로 집계됐다. 한국 자동차 수출량은 2015년 3만9676대로 한때 4만대에 육박했으나 2016년 2만1439대로 줄었고 지난해도 2만대 수준을 유지했다. 메르코수르 수출물량이 가장 많은 현대·기아차도 2015년 3만2755대에서 2016년 1만7929대로 급감했고 2017년 2만906대로 소폭 상승에 그쳤다.

수출 부진은 제품 경쟁력 보다는 자동차 구매 수요 자체의 위축이 원인으로 꼽힌다. 브라질자동차산업협회(ANFAVEA)에 따르면 메르코수르 중 최대 자동차 시장인 브라질의 연간 자동차 판매량은 2012년 정점인 380만대를 찍은 이래 4년 연속 감소하고 있다. 2016년 판매량은 198만6362대, 2015년 247만6823대 대비 19.8%나 줄었다.

다만 지난해 판매량이 217만2235대로 전년보다 9.4% 늘어난 추이를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