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조선일보·TV조선 맹비난… "위태로움 키우고 있다"
靑, 조선일보·TV조선 맹비난… "위태로움 키우고 있다"
  • 김가애 기자
  • 승인 2018.05.29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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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남북미 상황 관련 보도에 강한 불쾌감
"말 한마디로 오해와 불신 커질 수도 있어"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청와대는 29일 최근 남북미 상황과 관련한 조선일보와 TV조선의 일부 보도에 대해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최근 조선일보와 TV조선의 보도가 심각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대변인은 "분단의 아픔과 전쟁의 공포를 벗어던질 수 있는 하늘이 내려준 기회를 맞고 있다"며 "하지만 바람 앞의 등불처럼 아슬아슬한 것도 사실이다. 최근 조선일보와 TV조선 보도가 그 위태로움을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대변인은 '한미정상회담 끝난 날, 국정원 팀이 평양으로 달려갔다'(조선일보)와 '풍계리 폭파 안 해…연막탄 피운 흔적 발견', '"북, 미 언론에 '풍계리 폭파' 취재비 1만 달러 요구'(이상 TV조선) 등 세 건을 꼬집으며 "사실이 아닐 뿐만 아니라 비수 같은 위험성을 품고있는 기사들"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김 대변인은 "평소처럼 우리 내부만의 문제라면 굳이 들추지 않아도 되지만 남북미가 각자의 핵심적 이익을 걸어놓고 담판을 벌이는 시점"이라며 "말 한마디로 빚어진 오해와 불신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국정원 2차장이 몰래 평양을 방문했다는 기사를 그대로 믿게 된다면 미국을 비롯한 주변국들은 우리 정부의 말을 계속 신뢰할 수 있겠느냐"며 "문재인 대통령은 여전히 정직한 중재자일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김 대변인은 "TV조선 보도대로라면 북한은 상종하지 못할 존재"라며 "전 세계를 상대로 사기극을 벌이고 거액을 뜯어내는 나라가 돼버리고 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약 북한이 아닌 다른 나라를 이런 방식으로 묘사했다면 당장 법적·외교적 문제에 휘말렸을 것"이라며 "후속 오보를 낳는 이런 보도는 여의도 정쟁을 격화하고 국민 사이의 골을 더 깊게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김 대변인은 "정부를 비판하고 견제하는 것은 언론 본연의 자이며 남북 문제나 외교 관계도 예외는 아닐 것이지만 최소한의 사실 확인이 전제돼야 한다"면서 "국익과 관련한 일이라면, 더구나 국익을 해칠 위험이 있다면 한 번이라도 더 점검하는 게 의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언론에게 북한은 '사실 보도'라는 기본원칙이 매우 자주 그리고 아주 오랫동안 지켜지지 않던 보도영역이었다"며 "정보의 특수성 때문에 오보로 확인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데다 거짓임이 드러나더라도 북한이 법적 조처를 취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특종이라는 유혹 앞에 언론인의 책임감이 무릎을 꿇는 경우가 너무도 잦았지만 이런 보도 행태는 바뀌어야 한다"며 "한반도를 둘러싼 현실이 엄중해질수록 그 필요성도 커진다"고 강조했다.

김 대변인은 2014년 조선일보가 '통일은 미래다'라는 대형 기획기사를 연재한 것을 언급하며 "그때 조선일보가 말한 ‘미래’와 지금 우리 앞에 성큼 다가와 있는 '미래'가 어떻게 다른지 도저히 모르겠다"고도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70년 만에 맞는 기회를 이번에 놓치면 다시 70년을 더 기다려야 할지 모른다"며 "이제 그만 잡고 있는 발목을 놓아주시기 바란다. 어렵게 어렵게 떼고 있는 걸음이 무겁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