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사업 수도권 쏠림…건설사, 시장 위축에 '지방 외면'
주택사업 수도권 쏠림…건설사, 시장 위축에 '지방 외면'
  • 천동환 기자
  • 승인 2018.05.29 13: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올해 1~4월 누적 인허가·착공·분양실적 '양극화 뚜렷'
잇단 규제·금리 인상 등 하방요인, 지방에 더 큰 충격
올해 4월 주택 인허가·착공실적(단위:호).(자료=국토부)
올해 4월 주택 인허가·착공실적(단위:호).(자료=국토부)

올해 들어 4월까지 주택 인허가 및 착공, 분양 실적의 수도권과 지방 간 양극화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정부의 잇따른 규제와 금리 인상 등으로 주택사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건설사들이 상대적으로 수요가 많은 지역으로 몰리면서 지방 주택시장이 외면 받는 모습이다.

29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주택 인허가 실적은 4만6737호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동월 4만3568호 대비 7.3% 증가한 것이며, 최근 5년 평균 4만5642호 보다 2.4% 많은 물량이다. 1~4월 누계 실적은 16만6308호로 최근 5년 평균과 유사한 수준을 보였으나 지난해 동기 18만4668호 보다는 9.9% 감소했다.

수도권의 경우 1~4월 누계 실적이 전년 동기와 거의 비슷한 8만5107호를 기록했다. 서울이 35.7% 줄어든 반면 인천은 281.8%나 증가했다. 지방은 전체적으로 전년 동기 보다 18.4% 감소했다.

착공실적에서는 수도권 증가와 지방 감소가 뚜렷히 나타났다. 올해 들어 4월까지 수도권 착공물량은 6만1238호로 지난해 동기 대비 38.3% 증가했다. 서울과 인천, 경기 물량이 모두 증가한 가운데, 특히 인천은 2배 이상 늘어났다.

반면 지방에서는 지난해 같은 기간 7만2642호 보다 17.2% 줄어든 6만147호만 착공됐다.

올해 4월까지 분양실적은 수도권과 지방 모두 지난해 동기 보다 증가했다. 4월 한 달만 놓고 보면 지방 분양실적이 전년 동월의 2배 이상 많고, 수도권은 40.1% 증가했다.

그러나 1~4월 누적으로는 수도권 증가율이 73.5%로 지방 12.6% 보다 훨씬 높다. 수도권의 올해 4월 누적 분양실적은 서울과 인천, 경기 모두 전년 동기 대비 70% 대의 고른 증가율을 보였다.

연도별 5월 착공실적(단위:만호).(자료=국토부)
연도별 5월 착공실적(단위:만호).(자료=국토부)

이처럼 올해 4월까지 주택 인허가 및 착공, 분양 실적이 상대적으로 수도권이 집중되는 양상이다.

건설업계에서는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점차 강화되고 있는 부동산·대출 규제와 보유세 개편 가능성, 금리 인상 등에 따라 주택사업 여건이 악화되면서 그나마 수요가 많은 시장으로 쏠림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봤다.

실제 주택산업연구원이 매월 주택사업자를 대상으로 조사하는 주택사업경기실사지수(HBSI)를 보면 지난달 전국 실적지수가 지난해 8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인 65.0까지 떨어진 가운데서도 서울은 유일하게 90선을 유지했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실장은 "지난해 8·2부동산대책을 시작으로 주택가격 안정을 위한 정부의 규제대책이 연이어 발표된 상황에서 일부 지역의 지역산업이 붕괴되면서 시장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주택가격이 하락하는 등 지방의 주택사업경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제는 수도권 시장 역시 낙관할 수 없다는 것이다. 수도권은 올해 들어 입주물량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지난달 말 기준 미분양 주택 수가 1만361호로 전월 대비 19% 늘어나는 등 재고부담이 커진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