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주앉은 북미... '핵탄두' 밀당 팽팽
마주앉은 북미... '핵탄두' 밀당 팽팽
  • 김가애 기자
  • 승인 2018.05.28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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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북한, 경제적으로 위대한 나라 될 것"… 지원 의사 거듭 강조
판문점 의제-싱가포르 의전 투트랙 협의… 핵탄두 국외반출 놓고 이견
(사진=AP/연합뉴스)
(사진=AP/연합뉴스)

6·12 북미정상회담 개최가 사실상 재추진 돼 북미가 실무회담에 돌입한 가운데, 회담 의제 등을 놓고 북미간 팽팽한 기싸움이 예상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트위터에 "미국 팀이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과 나의 정상회담 준비를 하기 위해 북한에 도착했다"고 적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나는 진실로 북한이 눈부신 잠재력이 있으며 언젠가는 경제적, 재정적으로 위대한 나라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며 "김정은도 이 점에서 나와 의견을 같이한다"고 말했다.

미국 국무부도 트위터가 올라오기 직전 헤더 나워트 대변인의 성명을 통해 북미 실무회담이 판문점에서 진행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한때 무산 위기에 처했던 6·12 싱가포르 정상회담 개최가 사실상 확정된 모양새다.

여기에 북미 당국자들이 이르면 29일 싱가포르에서 만나 장소·시간·의전·경호 등 회담 개최와 관련한 실무적 사안들을 조율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협의하기 위해 조 헤이긴 백악관 부(副) 비서실장이 이끄는 미국 측 선발대가 이날 일본을 경유해 싱가포르에 도착할 예정이다.

'김정은 일가의 집사'로 불리는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을 포함한 북한 인사 8명도 이날 오후 베이징발 싱가포르행 항공편 탑승객 명단에 이름을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판문점 의제 협의와 싱가포르 의전 협의가 투트랙으로 진행되는 셈이다.

문제는 의제조율이다. 원칙적으로 미국은 일괄타결을 원하고 있고 북한은 단계적 비핵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 같은 이견에 미국은 북한 비핵화에 대한 보상으로 체제 안전 보장과 경제 지원을 할 수 있다는 의사를 거듭 밝히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언급한 '재정적으로 위대한 나라'도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실행에 옮길 경우 미국 측이 제공해줄 '보상'의 최대 하이라이트인 경제지원 의사를 재확인한 것이다.

특히 미국의 지원은 경제적 측면을 떠나 북한의 체제보장이라는 성격이 강한 만큼, 지원이 현실화된다면 현 김정은 체제의 실질적 안정성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양측이 큰 틀에서 합의를 이뤄냈으며 구체적인 내용을 놓고 조율하고 있다고 관측하고 있다.

또한 북미는 선제조치를 놓고서도 기싸움을 펼칠 것으로 관측된다.

일본 교도통신은 이날 미 관리를 인용해 미국 실무팀이 북한에 핵탄두 20기부터 이른 시일 안에 국외로 반출할 것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백악관 안보사령탑인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CVID)를 위한 구체적 조처로 거론해온 방식이기도 하다.

이에 북한 측은 난색을 보였다고 이 언론은 전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실무회담의 결과가 북미정상회담의 최종 개최 여부뿐 아니라 그 결실의 윤곽까지 결정지을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