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깜짝’ 2차 정상회담이 꺼져가던 북미정상회담의 불씨를 살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일방적 취소로 잠시 이탈했던 북·미 정상회담이 남북 두 정상 간의 파격적 만남으로 다시 본 궤도에 오른 모습이다. 북한이 회담 개최에 강력한 의지를 표명하고 있고, 트럼프 대통령도 이를 긍정적으로 화답하면서 회담을 둘러싼 양측의 갈등은 빠르게 봉합되고 있다.
문 대통령은 27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전날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판문점 북측 지역 통일각에서 가진 정상회담 결과를 직접 발표했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모두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을 진심으로 바라고 있는 만큼 양측이 직접적인 소통을 통해 오해를 불식시키고 정상회담에서 합의해야 할 의제에 대해 실무협상을 통해 충분한 사전 대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완전한 비핵화를 결단하고 실천할 경우, 북한과의 적대관계 종식과 경제협력에 대한 확고한 의지가 있다는 점을 전달했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에게 불분명한 것은 비핵화 의지가 아니라 비핵화를 했을 경우, 미국이 적대관계를 종식하고 체제안전을 보장하겠다는 것을 확신할 수 있는가라는 걱정이다. 이에 김 위원장에게 한미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이 비핵화 할 경우 적대관계를 확실히 종식시킬 뿐 아니라 경제적 번영까지 도울 것이란 의사를 분명히 피력했다고 전달했다.
문 대통령은 북미 양국 간에 각자가 가진 이런 의지들을 서로 전달하고, 또 직접 소통을 통해 상대의 의지를 확인할 것을 촉구했다.
이번 2차 정상회담의 가장 큰 의미는 개최 가능성이 희박했던 북미 정상회담을 다시 재개할 수 있는 단초를 만들면서 한반도에서 핵의 공포를 제거하고 경제 번영의 물꼬를 튼 것이다.
문 대통령이 밝힌 바대로 지금 한반도에는 새로운 역사의 물줄기가 만들어지고 있다. 안보 불안과 공포가 경제, 외교는 물론 국민의 삶에까지 피고 든 남북 대립의 역사를 평화와 공존, 번영이라는 가치로 바꾸는 거대한 작업인 것이다.
올해 평창올림픽을 기점으로 다가온 남북화해 분위기는 긴장과 대립의 역사를 끊어내고 평화와 번영의 새로운 길을 내고 있다. 지난 4월27일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한달 만인 5월26일 2차 정상회담이 전격적으로 이루어 진 것은 남북관계의 새로운 시대를 보여주는 이정표라 할 수 있다. 남북정상이 마주앉으려면 아주 긴 시간과 많은 노력이 필요했던 과거와 달리 이제 필요할 때 연락해서 쉽게 만날 수 있게 된 점만으로도 남북관계의 달라진 점을 볼 수 있다.
한동안 문재인 대통령의 역할을 ‘중재외교’로 표현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북미 정상회담은 앞으로의 남북 관계에 꼭 필요한 정치적 일정이다. 이는 곧 남북의 운명을 가를 중요한 변수이기도 하다.
때문에 문 대통령의 외교가 중재에 그쳐선 안 된다. 우리는 남이 아닌 직접적 당사자다. 문 대통령의 외교는 당사자로서 우리 겨레의 운명을 좌우하는 중요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