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살아난 '북미정상회담'… 文대통령 '중재자 역할' 빛났다
되살아난 '북미정상회담'… 文대통령 '중재자 역할' 빛났다
  • 김가애 기자
  • 승인 2018.05.27 15: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회담 취소 발표 다음날 김 위원장 초청 받고 바로 판문점行
트럼프 "북미회담 검토 바뀌지 않아" 재추진 사실상 공식화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실에서 전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가진 제2차 남북정상회담 결과를 발표한 뒤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실에서 전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가진 제2차 남북정상회담 결과를 발표한 뒤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취소 발표로 물거품이 되는 듯 했던 북미정상회담이 문재인 대통령의 적극적인 중재자 역할로 다시 되살아나는 모양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6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회담을 통해 김 위원장이 북미정상회담 추진 의지가 있음을 확인했다고 27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직접 밝혔다.

북한은 지난 25일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의 담화를 통해 회담을 계속할 뜻을 밝혔지만, 이번에 정상 차원의 의지를 보다 명확히 했다.

문 대통령을 매개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분명한 의지를 확인하면서 핵심 의제인 비핵화 문제를 놓고 외교적 협상을 통해 해결할 용의가 있다는 메시지를 준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4일(현지시간) 북미정상회담 취소를 발표한 다음날인 25일 문 대통령에게 만나자는 의사를 먼저 요청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 또한 당시의 상황에서 김 위원장의 회담 제의를 받은 이상 이를 마다할 이유가 없었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최근 미국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을 만났던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의 두 번째 회담에서 북미정상회담 성사에 걸림돌이 되는 북미 정상 간 불신을 없애는 데 주력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춘추관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은 "판문점선언의 후속 이행과 북미정상회담을 앞둔 준비 과정에서 약간의 어려운 사정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사정들을 불식하고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을 이뤄내는 것, 그리고 판문점선언의 신속한 이행을 함께 해나가는 것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봤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 취소를 공식화한 지난 24일 문 대통령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들을 관저로 소집해 "북미 정상 간 보다 직접적이고 긴밀한 대화로 해결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 역시 서로간의 불신을 걷어내고 신뢰를 구축해야 한다는 촉구이기도 하다는 분석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실에서 전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가진 제2차 남북정상회담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실에서 전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가진 제2차 남북정상회담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현재 흐름으로 봤을 때 북미정상회담은 예정대로 열릴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트럼프 역시 이를 확인했다. 로이터와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6월 12일 북미정상회담 검토가 바뀌지 않았다"면서 북미정상회담을 위한 논의가 "아주 아주 잘 진행돼 왔다"고 말했다.

이는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재추진을 사실상 공식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회담의 최종적 성사 여부와 합의방향은 다양한 형태의 북미간 사전접촉을 통해 가닥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4일 김 위원장에게 보내는 공개서한을 통해 정상회담 취소를 발표하면서도 "회담과 관련해 마음을 바꾸게 된다면 부디 주저 말고 내게 전화하거나 편지해달라"고 문을 열어놓은 바 있다.

다만 북미가 다음 달 12일 회담 개최 재추진을 공식화하는 흐름이지만 핵심 의제인 비핵화를 놓고 치열한 샅바 싸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남북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이 비핵화 해법에 대해 중재카드를 제시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 추후 방법론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