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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충남도 조직진단, 사람진단이 먼저
[기자수첩] 충남도 조직진단, 사람진단이 먼저
  • 김기룡 기자
  • 승인 2018.05.27 14: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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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도가 최근 민선 7기 출범에 맞춰 조직진단 TF회의 결과를 토대로 적정 수준의 업무량을 초과하거나 미달하는 부서를 대상으로 인력 재배치 방침을 밝혔다. 하지만 공직사회 분위기는 사람진단이 먼저라며 싸늘한 반응을 보여주고 있다.

물론 도의 조직진단에 대한 필요성은 누구도 부인할 수가 없다. “새로 등극한 임금이 어진 선비를 찾지 않는다면 그 나라를 잃을 것이며, 현인을 발견하고도 빨리 등용하지 않는다면 현인 측에서도 그 임금에 대해 열성을 내지 않을 것이다”라고 강조한 묵자(墨子)의 가르침으로 분명해졌다.

그러나 조직 재설계는 단순히 부서를 재구조화하거나 보고 관계를 수정하는 것이 아니다. 전략, 과업, 사람, 문화 등을 전반적으로 고려해 조직 역량을 최대화할 수 있도록 조직 구성 요소를 재배치하는 과정이다. 따라서 지금 시점에서는 새로운 도지사의 철학과 비젼을 담아낼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이렇다 보니 이번 조직 재설계에 대한 공직 안팎에서의 회의론이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다. 잘 만들어진 조직이 있으면 뭐하냐는 거다. 그 조직을 운영하는 것은 결국 사람이기 때문에 ‘사람진단이 먼저’라는 주장이다. 조직과 개인 간 무너진 신뢰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거다.

현재 도는 연공과 서열을 존중하는 산업화 세대를 능력과 실적을 중시하는 정보화 세대가 추월해 전통적 의미의 조직질서가 사실상 붕괴됐다. 더욱이 다양한 개성이 조직을 활성화시키지 못하고 오히려 조직 분위기를 침체시켰다는 평가다.

특히, 조직의 구성원들의 잘못된 편견 때문에 실패를 은폐 또는 부정하는 등의 실수를 되풀이 하는 경우도 있다. 또 과거의 장점이 오늘의 걸림돌로 변질돼 오히려 곤란에 빠진 조직도 상당 수가 있다. 여기에 빠른 의사결정과 실행을 가능하게 하여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상명하복식의 지휘체계도 위계적 조직 문화로 변질이 됐다는 주장도 있다.

조직 설계에 있어 절대적으로 옳은 것이란 없다. 하지만 전략 실행 및 변화 추구를 위한 유용한 수단 중 하나이기 때문에 명확한 원칙과 계획 없이 추진되는 경우 오히려 부작용만 커질 수 있다. 따라서 조직 재설계를 성공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구성원들의 다양한 성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100여 년 전 막스 웨버(Max Weber)는 관료제가 ‘가장 합리적이며 효율적인 조직의 형태’지만 최고 지도자와 중간관리직이 사리사욕을 중시할 경우 독재화·부패하며 이들이 파벌을 형성하기 시작하면 성과는 사라진다고 경고했다. 충남도가 곱씹어 볼 대목이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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