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꿈꿨는데… '자주포 사고'로 전신화상 입은 장병
배우 꿈꿨는데… '자주포 사고'로 전신화상 입은 장병
  • 박선하 기자
  • 승인 2018.05.27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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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 장병 치료비 전액 지원하라" 국민청원 20만 넘어
군복무 당시 이찬호씨의 모습(좌), 사고 후 화상 치료를 받고 있는 이찬호씨(우). (사진=연합뉴스)
군복무 당시 이찬호씨의 모습(좌), 사고 후 화상 치료를 받고 있는 이찬호씨(우). (사진=연합뉴스)

강원도 철원에서 발생한 'K-9 자주포 폭발사고'로 온몸에 화상을 입어 배우의 꿈을 포기한 이찬호(24)씨의 사연이 알려지며 논란이 되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전신화상을 입은 이씨를 국가가 치료해 주고 유공자로 지정해 달라는 내용의 청원이 등장해 20만명이 넘는 동의를 받기도 했다.

지난 18일 한 시민이 올린 이씨에 대한 보상을 촉구하는 내용의 국민청원은 27일 기준 24만명을 넘어선 상태다.

청와대는 굮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청원이 '한 달 내 20만 명 이상 참여'라는 조건을 만족하면 청와대 수석 비서관이나 각 부처 장관 등이 정부의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고 있다.

청원인은 "자주포 폭발사고로 전신화상을 입은 장병을 치료해주시고 국가유공자로 지정해달라"며 "한 나라에 나라를 지키려다 죽거나 다친 군인보다 더 소중한 게 무엇인가"라고 질문했다.

이어 "심한 화상을 입은 장병의 치료비와 함께 단순한 화상 치료를 넘어 본래의 모습을 되찾게 하는 성형수술도 지원하고 평생 일을 못 해도 먹고 사는 데 지장이 없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영내서 발생한 사고로 승진에 영향을 미칠까 전전긍긍하고 있을 장교와 관료들을 대신해 정부가 먼저 나서서 상이군인을 챙겨 주시고 군인들의 사기도 증진해 달라"고 덧붙였다.

이씨는 지난해 8월 강원도 철원에 있는 육군 훈련장에서 발생한 K-9 자주포 폭발사고로 부장을 입은 4명 중 한 명이다.

군 조사 결과 당시 폭발은 자주포에 탄 병력이 격발 스위치를 누르지 않았음에도 일부 부품이 비정상적으로 작동해 발생했다. 포 안에 있던 3명은 폭발과 함께 숨졌다.

군 복무 중에는 이씨의 치료비가 전액 지원되고 전역 후에도 보훈병원에서 무료로 진료를 받을 수 있다. 다만, 화상전문병원 치료비 지원은 불투명하다.

이 때문에 이씨는 지난달 복무 기간을 다 채우고도 전역을 6개월 미뤘다가 최근 전역했다. 화상은 꾸준한 치료가 중요한데, 매달 감당해야 할 병원비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씨는 전역 후에도 최소 수년간 매달 수백만원이 드는 화상치료가 필요하다. 하지만 국방부는 치료비 지원에 대해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는 모호한 답변만 내놓고 있다.

이와 관련 이씨의 친형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동생처럼 억울한 피해자가 더 나오지 않도록 총대를 메는 심정으로 전역하고 사연을 알리려 한다"면서 "또 다른 피해자가 나올 수 있는 이 문제에 대해 더 적극적으로 알리기 위해 최근 전역을 선택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