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현 "검찰, 안태근 성추행 의혹 수사 의지 없었다"
서지현 "검찰, 안태근 성추행 의혹 수사 의지 없었다"
  • 박선하 기자
  • 승인 2018.05.26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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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 '미투' 운동을 촉발한 서지현 창원지방검찰청 통영지청 검사가 26일 광주 북구 운정동 5·18국립묘지에서 들불상 수상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내에 '미투' 운동을 촉발한 서지현 창원지방검찰청 통영지청 검사가 26일 광주 북구 운정동 5·18국립묘지에서 들불상 수상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안태근 전 검사장의 성추행 의혹을 폭로한 서지현 창원지방검찰청 통영지청 검사가 "검찰이 안 전 검사장을 수사하려는 의지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서 검사는 26일 '들불열사 추모식 및 13회 들불상 시상식'에 참석한 후 기자들과 만나 "검찰은 곤란한 사건은 대충 법원에 떠넘기고 무죄 판결이 나오게끔 수사를 해왔다"며 "검찰은 필요 없이 지연되고 부실한 수사로 처음부터 의지가 없음을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검찰 조사단이 2차 가해를 주도했다"며 "이러한 피해 때문에 또 다른 폭로가 나오지 못할 수 있다. 2차 가해자들을 엄격하게 수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 검사는 지난 2010년 10월 한 검사의 부친 장례식장에서 옆자리에 앉은 안 전 검사장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또 이후 안 전 검사장이 성추행 사건에 대한 감찰을 방해하는 데 관여하고, 2014년 4월 정기 사무감사와 2015년 8월 정기인사에서 불이익을 줬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특히 서 검사는 폭로는 국내에서 미투 운동을 촉발한 시발점이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서 검사를 성추행하고 인사보복까지 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안 전 검사장은 현재 재판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 서 감사는 이날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 '역사의 문'에서 열린 '들불열사 추모식 및 13회 들불상 시상식'에 들불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들불열사기념사업회는 "우리 사회 곳곳에 암세포처럼 퍼진 성폭력과 성차별 문제를 극복하는 데 이바지했다"며 서 검사를 제13회 들불상 수상자로 선정한 이유를 설명했다.

서 검사는 소감을 통해 "80년 5월 광주에 있었다. 8살 어린 나이에도 그날의 함성과 분노는 여전히 기억 속에 새겨져 있다"고 밝혔다.

이어 5·18 때 당한 성범죄 피해를 폭로한 여성들에게 "저로 인해 용기를 얻었다고 들었는데 영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강자의 삶이 소중하듯 여성의 삶, 우리 모두의 삶도 소중하고 존중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