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보낸 공개서한을 통해 내달로 예정된 북미정상회담 취소 방침을 밝힌 가운데 청와대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며 긴급 대응에 나섰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자정부터 1시간 동안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 긴급회의를 소집하고 북미회담 취소에 대해 "당혹스럽고 매우 유감"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는 포기할 수도 미룰 수도 없는 역사적 과제"라며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해온 당사자들의 진심은 변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지금의 소통 방식으로는 민감하고 어려운 외교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며 "정상간 보다 직접적이고 긴밀한 대화로 해결해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지난 22일 미국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과 한미정상회담을 한지 불과 하루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이같은 결정을 내리자 더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김의겸 대변인은 서한이 공개된 후 30여분이 지나서야 "트럼프 대통령의 뜻이 무엇인지 정확한 의미를 파악하려고 시도 중"이라는 짧은 입장을 밝혔다.

이어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이 문 대통령이 NSC에서 언급한 발언을 전했다.

청와대는 그동안 북미회담이 차질없이 치러질 것이라고 장담해왔다.

실제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회담 당시 북미회담 성공을 위해 노력하기로 합의했고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은 미국으로 향하는 전용기 안에서 북미회담 성사 가능성이 99.9%라고 호언장담하기도 했다.

그러나 불과 하루도 채 되지 않아 북미회담이 전격 취소된 것이다.

4·27남북정상회담은 물론 한미회담 성과의 색이 바래는 것은 당연하고 그동안 자평해왔던 견고한 한미공조에도 의구심이 드는 상황이다.

특히 청와대는 그동안 북미사이에서 '중재자 역할'을 자처해왔던 문 대통령의 모든 노력이 물거품으로 돌아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청와대는 트럼프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취소 결정에 대해 현재 상황을 종합적으로 파악하고 향후 대책을 마련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문 대통령은 이번 북미회담 취소가 한반도 긴장 고조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으로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접촉을 시도하며 북미회담을 다시 시도하려 할 것으로도 관측된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gakim@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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