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담취소'로 북미관계 다시 격랑 속… 北 대응 '주목'
'회담취소'로 북미관계 다시 격랑 속… 北 대응 '주목'
  • 김다인 기자
  • 승인 2018.05.25 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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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극적으로 성사된 북미정상회담을 전격 취소하면서 북미관계가 다시 격랑 속으로 빠지는 모양새다.

특히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행사까지 한 당일에 회담 취소 통보를 받아 '허를 찔린' 북한이 향후 어떻게 대응할지 이목이 모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서한을 통해 김정은 북한 국미위원장에게 "최근 당신들의 발언들에 나타난 극도의 분노와 공개적 적대감으로 인해 지금 시점에서 회담하는 건 부적절하다고 느낀다"고 전했다.

이는 대미외교 핵심 인사로 꼽히는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과 최선희 외무성 부상의 최근 담화를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김계관 제1부상은 지난 16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리비아식 핵포기' 언급 등을 비난한 바 있다. 최선희 부상도 24일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의 최근 발언을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즉, 북한이 선제적 핵포기에 반발하면서 회담 개최를 지속적으로 위협하는 태도를 이어가자 전격적으로 판을 깨는 ‘회담 취소’라는 초강수를 내놨다는 진단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의 이면에는 완전한 비핵화와 체제안전 보장이라는 두 카드를 맞교환할 디테일이 미완성 된 점이 깔려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간 비핵화 문제를 둘러싸고 미국은 일괄타결을 요구한 반면 북한은 단계적·동시적 해법을 주장하며 갈등을 빚어왔다.

또 미국의 북한 핵무기 초기단계 반출 구상을 둘러싼 이견 등을 극복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북한은 지난달 20일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중지를 결정하고 김정은 위원장 발언으로 '중장거리미사일 시험발사 불필요'도 밝힌 상황이다.

일각에선 북한이 나름의 비핵화 착수 조처라고 할 수 있는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까지 실행에 옮긴 날 공개적으로 '취소 통보'를 받았다는 점에서 더 큰 반발을 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나아가 이번 조치로 북한이 핵실험 및 미사일 시험발사 중단 등 비핵화 프로세스에서 선제적으로 약속한 것들을 취소하고 다시 핵무력 강화의 길로 복귀할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이에 대응한 미국의 대북 압박 강화도 불가피해 보인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취소 선언 직후 "우리는 북한의 위협에 어느 때보다 준비돼 있다"면서 "대북 최대 압박 작전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서한에서 "마음을 바꾸게 된다면 주저 말고 전화하거나 편지해달라"며 여지도 둔 상황이어서 북한의 반발 수위나 북미가 다시 회담 개최를 모색할 가능성도 배제하기는 어렵다.

한편, 북한은 일단 트럼프 대통령의 서한 내용 등을 분석한 뒤 공개적인 입장을 밝힐 것으로 전망된다.

[신아일보] 김다인 기자 di516@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