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중소기업 사지로 내몰아”
“은행, 중소기업 사지로 내몰아”
  • 오승언 기자
  • 승인 2008.11.05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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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 대출 대폭 감소…하나은행 가장 ‘심각’
국내은행들이 불경기속에서 어려움에 처해 있는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을 대폭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특히, 하나은행의 경우 시중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중소기업 대출을 70%대까지 축소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조문환 한나라당 의원(정무위원회, 비례대표)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국내은행의 중소기업 대출현황’ 자료에 따르면 2006년 말 기업자금 대출 중 중소기업이 차지하던 비율이 88.4%였던 것이 2008년 8월말 현재 83.8%로 5%정도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권별로 살펴보면 7개 시중은행(우리, 제일, 하나, 외환, 씨티, 국민, 신한은행)의 대출 역시 5% 정도 감소했다.

특히, 하나은행의 경우 지난 2006년 말 89.55%였던 중소기업 대출비중이 2008년 8월말 현재 79.83%로 10% 가까운 감소폭을 보이고 있다.

이는 7개 시중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비율이 70%대로 떨어진 것이다.

지방은행(대구, 부산, 광주, 제주, 전북, 경남은행)의 경우도 이러한 현상에 편승,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이 3% 감소했다.

광주은행의 경우 지난 2006년 말 95.45%였던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비중이 08년 8월말에는 85.71%로 10% 가까운 감소폭을 보이며 6개 지방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중소기업 대출비율이 80%대로 떨어졌다.

중소기업의 자주적 경제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기업은행조차도 0.7%(99.29%→98.60%)의 감소폭을 보이고 있어 정부의 중소기업 지원정책과 상반되는 행태를 보여 온 것. 이와 관련 조문환 의원은 “중소기업이 어려울 때 은행들이 담합이라도 하듯 지원을 축소하는 것은 중소기업들을 사지로 몰아넣는 것과 다름이 없다”며 “어려울 때일수록 고통을 분담해야지 고통을 더해줘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이어 “최근 대통령도 위기상황에서 은행들이 중소기업 대출부터 먼저 중단하는 것에 대해 꼬집었는데 이것이 통계를 통해 나타난 것”이라며 “감독당국은 정부의 지급보증 이행약정(MOU)을 통해 은행들의 이 같은 잘못된 관행에 대해 철저하게 감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