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행사를 23일부터 25일에 진행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전날 미국·중국·러시아·영국 취재진이 원산으로 이동한 가운데 남측 취재단도 이날 오후 합류했다.
이어 각국 취재진은 오후 6시 원산에서 열차를 타고 오후 7시쯤 풍계리로 향했으며 열차는 총 416km를 12시간가량 달려 풍계리에 인접한 재덕역에 도착하게 된다.
이후 차량과 도보를 이요해 24일 오전쯤 핵실험장에 도착할 것으로 전망된다.
북측 관계자는 남측 취재진에 "내일(24일) 일기상황이 좋으면 (핵실험장 폐기를) 할 수 있다"고 전했다.
풍계리 핵실험장은 그동안 6차례 핵실험이 이뤄진 곳으로, 이곳이 폐기되면 북한은 '핵'을 사실상 포기하게 됨을 의미한다.
북한 당국은 풍계리 핵실험장의 모든 갱도를 폭발시켜 무너뜨리고 입구를 완전히 폐쇄하며 지상에 있는 관측설비들과 연구소들, 경비시설도 철거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연구위원은 "풍계리에는 4개의 갱도가 있고 3번, 4번 갱도는 사용이 가능해 이 갱도를 완전히 폭파해 폐쇄할지가 주목된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이번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행사를 외국 취재진에 전면 공개하고 현장 취재토록 한다는 계획이다.
애초 북한은 남측을 포함해 미국, 중국, 영국, 러시아 등 5개국 언론을 초청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고위급회담 무기 연기 등 남북관계 악화 속에서 남측 취재단을 뺀 채 나머지 4개국 취재단만을 베이징에서 고려항공 전용기 편으로 원산으로 이동시켰다.
하지만 이날 판문점 채널을 통해 입장을 바꾸며 남측 취재단 명단을 받아들임으로써 약속대로 5개국 취재진의 방북 취재가 성사됐다.
정부 소식통은 "북한도 국제사회에 비핵화 의지를 발신할 수 있는 이번 행사가 차질 없이 진행되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남측 기자단을 받기로 한 것도 이런 연장선에서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아일보] 박영훈 기자 yhpark@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