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회장 선임… 민주성·투명성도 안개속”
“포스코 회장 선임… 민주성·투명성도 안개속”
  • 이가영 기자
  • 승인 2018.05.23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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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 선정부터 최종결정까지 이사회가…과정도 비공개
“형식적 절차 대신 구성원들 요구 논의·수렴 우선해야”
23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 센터앞에서 전국금속노동조합(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 포항지부, 포스코사내하청지회 등 100여명의 조합원들은 포스코의 차기 회장 선출 과정을 공정하게 할 것을 촉구했다. (사진=이가영 기자)
23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 센터앞에서 전국금속노동조합(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 포항지부, 포스코사내하청지회 등 100여명의 조합원들은 포스코의 차기 회장 선출 과정을 공정하게 할 것을 촉구했다. (사진=이가영 기자)

포스코의 차기 회장 선임 선출 과정에 민주성과 투명성 확보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23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 센터앞에서 전국금속노동조합(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 포항지부, 포스코사내하청지회 등 100여명 조합원들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기자회견문을 발표하고 포스코의 차기 회장 선출 과정을 공정하게 할 것을 촉구했다.

모두발언에 나선 양기창 전국금속노동조합 부위원장은 “지난달 18일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사퇴한 후 현재까지 포스코 신임 회장 선임은 안개속에 있다”며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아 치러진 미래비전 선포식과 달리 신임 회장이 갖춰야 할 비전에 대한 공론화, 선임 과정의 민주성과 투명성은 부족한 상황이다”고 지적했다. 

그는 “포스코가 CEO 승계위원회(council·카운슬)를 통해 회장 선출과정을 진행하고 있지만 이 과정에 많은 사람들이 우려를 표하고 있다”며 “포스코가 발표한 절차와 갖춰야 할 역량은 기대치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현재 포스코의 차기 회장 선임과정은 내부의 CEO 승계위원회가 진행하고 있다. 승계위원회는 포스코 이사회 의장과 사외의사 5명 등으로 구성돼있으며 후보군을 발굴, 추천하는 역할을 한다. 

우선 후보군을 발굴해 사외이사가 중심이 되는 이사회가 자격심사 대상을 선정한다. 이후 사외이사 전원이 참여하는 CEO 후보추천위원회에서 후보군의 자격을 심사하는 식이다. 심사를 거친 후보들은 이사회를 통해 확정되고,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 회장이 되는 사내이사를 선임한다. 마지막으로 주주총회 후 열리는 이사회에서 대표이사 회장을 선임하는 등 총 6단계의 절차를 거치면 회장으로 확정된다.

포스코는 4월23일 김주현 이사회 의장, 박병원 이사후보추천 및 운영위원장, 정문기 감사위원장, 이명우 평가보상위원장, 김신배 재정 및 내부거래위원장 등 사외이사 5명과 권오준 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1차 협의회를 개최한 바 있다. 

그러나 자격심사 대상 선정부터 최종결정까지 이사회 내에서만 이뤄지는 점, 대부분 과정이 비공개로 진행된다는 점, 애초에 참여가 배제됐어야 할 권오준 회장이 2차 협의회부터 빠졌다는 점 등에 따라 일각에서는 포스코의 차기 회장 선임 과정이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양 부위원장은 “포스코는 신임 회장의 역량을 포스코 그룹의 100년을 이끌어 갈 수 있는 혁신적인 리더십으로 글로벌 경영역량, 혁신역량, 신성장 사업에 대한 이해과 추진역량 등을 규정했지만 이보다 내외부적인 요구에 대한 인식, 전환기적 시대에 맞는 포스코의 새로운 전환, 구성원들과의 소통과 공감 역량 등이 더욱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뒤이어 “형식적인 회장 선임 절차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차기 회장이 갖춰야 할 비전에 대한 공론화와 포스코 구성원들의 직접적인 요구가 논의되고 수렴되는 민주적이고 투명한 과정이 절실하다”고 전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포스코 사내하청 노동자에 대한 5대 요구도 제시됐다. 

조합원들은 50년간 이어진 무노조 경영을 폐기해 줄 것과 함께 조합을 인정하고 상시 논의체계를 신설해줄 것을 요구했다. 더불어 산업안전시스템을 전면 점검해줄 것, 사내하청 노동자를 정규직으로 즉각 전환해줄 것, 원하청 노동자 임금과 복지 차별을 즉각 중단할 것 등도 주장했다. 

양기창 부위원장은 “노동하기 좋은 포스코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포스코 신임 회장 선임이 보다 민주적이고 투명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공론화 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한편 포스코는 이달 말까지 사내외 차기 회장 후보 발굴을 마무리하고 6월 중 최종 후보를 선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