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가 온다' 주제로 진행… 정당 대표·정치인 대거 참석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9주기 공식 추도식이 23일 오후 2시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대통령묘역에서 엄수됐다.
노무현재단이 주최한 이번 9주기 추도식은 최근 남북한 화해 분위기를 반기며 '평화가 온다' 주제로 진행됐다.
추도식에는 권양숙 여사 등 유족을 포함해 이해찬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유시춘·이재정·정영애·윤태영·전해철·이광재·차성수·천호선 이사 등 임원 및 참여정부 인사 등이 참석했다.
정치권에서는 김원기·임채정 전 국회의장과 정세균 국회의장,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조배숙 민주평화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 등 각 정당대표와 여권 정치인 등이 참석했다.
정부 측에서는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대통령비서실 한병도 정무수석, 국무총리실 비서실장 등이 참석해 고인을 추모했다.
지난 8주기 추도식에 참석했던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는 이번 추도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문 대통령 내외는 다음 달 열릴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을 위해 한미정상회담 참석차 지난 21일 1박4일 일정으로 방미 일정을 수행하고 있다.
'노무현의 마지막 비서관'이었던 김경수 경남도지사 후보는 이날 하루 동안 선거운동 일정을 접고 봉하마을에 머물며 추모객을 맞이했다.
추도식은 국민의례, 노래를 찾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가수 이승철의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 추모공연, 추도사, 추모 영상과 유족 인사말, '아침이슬' 추모공연, 참배 등 순서로 진행됐다.
박혜진 아나운서의 사회로 진행된 행사는 노무현재단 '사람이사는 세상' 홈페이지와 유튜브, 페이스북 라이브 등을 통해 생중계됐다.
공식 추도사는 '기억합니다, 우리의 꿈이 된 당신의 꿈'이라는 제목으로 정세균 국회의장이 낭독했다.
정 의장은 추도사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넉넉한 미소, 소탈한 목소리가 그리운 오늘"이라며 회고한 뒤 "지금 한반도에는 평화의 봄이 오고 있다. 지난해 시민 촛불의 힘으로 새 정부가 탄생하고, 부산경남에도 대통령님이 바랐던 지역주의가 허물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가치도 평화 위에 두지 않겠다는 당신의 말씀을 깊이 간직하고 실현해 나가겠다"면서 "우리가 가야할 길이 멀고 험난할지라도 다시는 과거로 되돌아가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유족대표로 나선 노 전 대통령의 아들 노건호씨는 "지난해 사저를 개방하고, 학생들의 생태학습장으로 봉하마을을 가꿔나가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지금 한반도 정국은 조마조마한 순간을 헤쳐나가고 있다"면서 "한반도 평화가 발전해 내년 10주기 행사때는 북한 대표도 함께할 수 있는 상황과 여건이 조성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행사장은 봉하마을 입구에 길가에 줄지어선 노란 바람개비가 바람에 힘차게 도는 가운데 3000개의 좌석이 추모객들로 가득찼다.
[신아일보] 박고은 기자 gooeun_p@shinailbo.co.kr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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