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실험장 폐기' 南취재진 방북… 남북대화 재개되나
'핵실험장 폐기' 南취재진 방북… 남북대화 재개되나
  • 박영훈 기자
  • 승인 2018.05.23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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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간 군사적 긴장 해소라는 상징적 의미" 분석
‘VCN-235’ 수송기 사용, 정부 주요 VIP용으로 이용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북한의 핵실험장 폐기 행사를 취재할 남측 공동취재단이 정부 수송기로 방북했다.

공동취재단 기자 8명은 23일 오후 12시30분께 'VCN-235' 기종 정부 수송기에 탑승해 원산으로 향했다. 예상 비행시간은 1시간30분 가량으로, 오후 2시께 도착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통일부가 통보한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행사를 취재할 남측 기자들의 명단을 북한 측이 접수한 데 따른 것이다.

당초 북한 측은 전날까지 미국, 영국, 중국, 러시아 언론의 명단을 접수하면서도 우리 측의 명단은 접수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날 북한이 판문점 개시통화에서 우리 측 2개 언론사 기자 8명의 명단을 접수하면서 극적으로 우리 기자단의 방북이 성사됐다.

이에 정부는 이례적으로 남측 기자단이 정부 수송기를 이용해 북한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했다. 우리 정부의 수송기가 방북하는 것은 분단 이래 처음이다.

이는 민간 항공사가 대북제재로 인해 북한행을 꺼리는 상황에서 시간소요를 최소화하고, 먼저 원산에 도착해있는 국제기자단과의 합류시간을 맞추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관련 정부는 항공기 운항 등에 대해 미국 측과 사전에 협의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를 제외한 미국, 영국, 중국, 러시아 등의 취재진은 지난 22일 중국 베이징에서 고려항공을 이용해 원산에 도착한 상태다.

정부 수송기로 원산에 도착한 남측 기자단은 먼저 현지에 꾸려진 프레스센터로 향할 것으로 보인다.

이후 장비 점검 등 준비 절차를 밟은 뒤 국제기자단에 합류해 23~24일중 특별전용열차를 풍계리로 이동, 핵실험장 폐기행사를 취재한 국제기자단과 함께 귀환할 것으로 보인다.

남측 기자단의 방북이 극적으로 성사되면서 최근 맥스선더 훈련으로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던 남북대화가 다시 재개될 지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한 북한 관련 전문가는 “북한의 특급 보안시설인 원산 갈마비행장에 우리 정부 수송기가 착륙하는 것은 남북 간 군사적 긴장 해소라는 상징적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성남 서울공항에서 이륙한 정부 수송기는 지난 1990년 인도네시아에서 20대를 도입한 이후 현재 2대가 정부 주요 VIP용으로 사용되고 있다.

전장 21.4m, 기폭 25.8m, 기고 8.2m의 크기에 최대 순항거리는 3500㎞로 동북아 일대를 모두 운항할 수 있으며 최대속도는 시속 509㎞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