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고인 MB' 첫 재판 출석… "삼성 뇌물은 모욕"
'피고인 MB' 첫 재판 출석… "삼성 뇌물은 모욕"
  • 박선하 기자
  • 승인 2018.05.23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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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서 직접 심경 발표… "사법부의 현명한 판단 기대"
뇌물수수와 다스 횡령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 23일 오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뇌물수수와 다스 횡령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 23일 오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10억원대 뇌물수수 등 혐의로 기소된 이명박 전 대통령의 정식 재판이 시작됐다.

첫 재판에서 이 전 대통령은 자신의 혐의를 다시 한 번 전면 부인했다. 특히 삼성 뇌물 혐의에 대해선 ‘모욕’이라고 주장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정계선 부장판사)는 23일 오후 2시 서울중앙지법 417호 대법정에서 이 전 대통령 사건에 대한 정식 심리에 들어갔다.

정식 재판은 피고인이 반드시 출석해야 한다. 이에 구속 상태인 이 전 대통령도 법정에 출석하기 위해 지난 3월22일 구속된 이후 62일 만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이 전 대통령은 수의 대신 검은 정장 차림이었다. 다만 양복에는 수용자 신분임을 알리는 구치소 표식 배지가 붙었다. 수인 번호는 '716번'이다.

이날 재판에서 이 전 대통령은 지난 3월 14일 검찰 소환 당시 심경을 밝힌 이후 처음으로 자신을 둘러싼 수사와 재판에 대해 직접 입을 열었다.

이 전 대통령은 "오늘 비통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며 "국민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정치를 시작하면서 권력이 기업에 돈을 요구하고 이에 응하지 않으면 세무조사로 보복하는 일은 다시는 있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그런 제가 삼성에서 뇌물을 받았다는 건 충격이고 모욕"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스 의혹과 관련해 "30여년간 회사 성장 과정에서 소유 경영 관련 어떤 다툼도 없던 회사에 국가가 개입하는 것이 맞는지 의문스럽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바라건대 이번 재판의 절차와 결과가 대한민국의 사법 공정성을 국민과 국제 사회에 보여주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공정한 결과가 나와 평가받기를 바란다"며 "사법부의 현명한 판단을 내려달라"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