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지배구조 수정안, 모비스 ‘유리’, 글로비스 ‘불리’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수정안, 모비스 ‘유리’, 글로비스 ‘불리’
  • 김성화 기자
  • 승인 2018.05.23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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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비스 불리하다’ 반대 의견 뒤집어야…존속·분할법인 평가 재조정
인적분할 후 시가로 글로비스와 합병비율 설정 가능성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현대자동차그룹이 지배구조 개편안 수정을 발표하고 난 후 현대모비스의 주가는 오르고 현대글로비스는 내렸다. 모비스에 불리하고 글로비스에 유리하다는 현대차그룹의 개편안은 모비스와 글로비스의 합병비율을 재설정하지 않고는 통과될 가능성이 낮다. 이는 모비스 존속법인과 분할법인 가치 재평가를 동반한다.

모비스 분할법인은 분할 직후 비상장 법인으로 여겨져 가치를 평가할 때 시가총액이 아닌 자산가치(40%)와 수익가치(60%)의 ‘본질가치’로 평가 받았다. 개편안의 분할사업 가치는 9조3000억원으로 개편안 발표 전 모비스 시가총액의 37% 수준이다.

37%는 납득하기 힘든 수치다. 현대차그룹의 ‘분할합병비율에 대한 외부평가기관의 평가의견서’를 보면 모비스 분할법인 영업이익은 최근 3년 사이 전체 영업이익의 94.9%, 영업이익률은 최근 5년간 10%를 초과한다. 존속법인은 최근 2년 간 0%대 영업이익률을 보이고 있을 정도로 수익성이 낮다.

그럼에도 분할법인 P/E(주가수익비율)는 존속법인 16.4배의 절반 수준인 8.5배로 산정됐고 서스틴베스트는 “P/E가 정당화 되려면 존속 부문 성장성이 커야한다”고 언급했다. 현대차그룹은 존속법인의 현대·기아차 매출을 현재 90%에서 2025년 60%까지 줄일 계획이라 말했지만 서스틴베스트는 이를 “지나치게 낙관적 예측”이라고 판단했다.

이런 평가는 합병비율로 이어졌다. 지난 3월 기준 글로비스 자산은 8조4267억원, 모비스 분할법인 자산은 6조5000억원으로 글로비스 대 모비스의 자산 비율은 1대0.77이다. 엘리엇은 “모비스 분할사업의 2017년 기준 순이익은 7.8%, 자기자본이익율은 24.0%로 글로비스 4.1%, 16.9% 대비 수익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수익성을 감안한다면 현대차그룹이 설정한 1대0.65의 합병비율은 모비스 분할법인을 매우 과소평가한 수치다.

모비스 인적분할 후 합병 재추진 가능성이 거론되는 이유는 합병비율에 반영될 가치평가에 대한 논란을 줄이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인적분할 후 분할법인은 곧바로 주식 상장할 수 있고 시가를 통해 평가 받는다. 다만 현대차그룹은 정의선 부회장의 모비스 지분율이 개편안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떨어지는 점이 문제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지분 교환과 양수도를 통해 지배구조 개편이 가능하기에 개편안의 분할·합병이 필수가 아니다”고 말했지만 경영승계를 생각하면 개편안 틀은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추가 주주환원정책의 경우 모비스가 지난 2일 배당 확대와 자사주 매입 후 소각을 발표했음에도 분위기를 반전시키지 못했고, 수정안은 개편안 보다 모비스 지분 확보를 위한 자금이 더 필요할 것이 확실한 만큼 쉽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