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돌변에 '시진핑 배후론' 언급한 트럼프 속내는
北 돌변에 '시진핑 배후론' 언급한 트럼프 속내는
  • 이동희 기자
  • 승인 2018.05.23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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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시진핑 만나 태도 변화…기분좋다 할 수 없어"
북·미 정상회담 앞두고 北-中 밀착 가속화 사전 차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 태도가 변했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한미정상회담을 시작하기에 앞서 모두발언을 통해 "김 위원장이 시 주석과 두 번째 만난 다음에 태도가 좀 변했다고 생각한다"며 "그것에 대해 기분이 좋다고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최근 북한이 한국과 미국에 대해 강경 태도로 돌아선 이면에 중국의 역할이 있었다고 판단하고 이른바 '시진핑 배후론'을 공개적으로 제기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내가 중국에 갔을 때 아주 큰 환대를 받았다. 하지만 김 위원장이 중국을 두 번째 방문한 다음 태도변화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 "내가 알 수는 없다. 아무튼, 만난 다음 태도가 변한 것은 사실"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특히 시 주석을 가리켜 "세계 최고의 '포커 플레이어'라고 볼 수 있다. 나도 마찬가지라고 본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배후론을 제기한 것은 일주일 새 벌써 두 번째다.

그는 지난 17일에도 백악관에서 옌스 스톨텐베르크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무총장을 면담하면서 "시 주석이 김정은에게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어쩌면 거기서 아무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 수도 있고 일어났을 수도 있다"면서도 "다만 거기에 대해 중요한 것은 시 주석과 김 위원장의 만남에 대해 아무도 몰랐다는 사실이며 그 이후에 다들 놀랐다. 그리고 어느 정도 태도변화가 있었다는 논란이 사실인 것은 틀림없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언급을 두고 북핵문제 해결과 북미관계 정상화를 추진하는데 중국을 크게 의식하고 있음을 스스로 보여준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동시에 북미정상회담을 한 달도 채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서 중국이 북한과의 밀착을 가속화 할 것으로 판단하고 이를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단호한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이는 결국 기존의 한반도 영향력을 유지하고자 하는 중국을 견제해 중국과 북한의 페이스에 말리지 않겠다는 협상 전략으로 풀이된다.

한편, 이처럼 미국이 공개적으로 북중관계에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는 가운데 왕이 중국 외교부장 겸 국무위원이 23일(현지시간) 미국을 방문할 예정이라 이목이 집중된다.

일각에서는 왕이 국무위원의 방미에서 북핵 문제 해결에 관한 미중 간 조율이 오갈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신아일보] 이동희 기자 nic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