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북미회담 취소 가능성' 발언에 '중재자' 文대통령 고심
트럼프 '북미회담 취소 가능성' 발언에 '중재자' 文대통령 고심
  • 김가애 기자
  • 승인 2018.05.23 10: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미정상회담서 트럼프 "조건 충족 안되면 회담 열리지 않을 것"
靑 "조건들 있고 조건들 충족될 것으로 본다" 취소가능성 일축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후(현지시간)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열린 한·미 정상 단독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후(현지시간)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열린 한·미 정상 단독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한미정상회담을 갖고 '북미정상회담' 성공 개최에 노력하기로 의견을 모은 가운데, '중재자' 역할'을 자처했던 문 대통령이 북미 양국의 비핵화 담판 동력을 끌어올릴지 주목된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회담 결과 브리핑을 통해 양 정상이 북한의 체제 불안 해소방안에 대해 논의하면서 북미정상회담이 차질없이 진행되도록 노력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북미정상회담 개최에 대한 북한 의지를 의심할 필요가 없다"며 "북미 간 실질적·구체적 비핵화와 체제안전에 대한 협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강경한 태도를 보이이고 있으나 북미 대화의 큰 판을 깨려는 차원은 아니라는 의미다.

아울러 북한 비핵화와 체제안전보장을 두고 북미 간에 밀도 있는 협의가 필요하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을 반드시 성공시켜 65년 동안 끝내지 못했던 한국전쟁을 종식시키고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이룸과 동시에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체제를 구축하고 북미 간 수교하는 등 정상적 관계를 수립해낼 것으로 확신한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힘을 실었다.

이어 문 대통령은 "그것은 세계사에서 엄청난 대전환이 될 것"이라며 "그 엄청난 대전환의 위업을 트럼프 대통령이 반드시 이룰 것이라는 믿음이 있고 저도 거기에 최선을 다해 협조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조건들이 충족되지 않으면 회담이 열리지 않을 것", "열리지 않을 상당한 가능성이 있다"는 등의 발언을 했다.

조건부이기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 개최 전망 자체를 뒤흔드는 발언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본격 회담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CVID)를 수용하면 정권안전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하고, 한국처럼 경제적 번영을 이루도록 대폭적 지원에 나설 뜻을 밝혔었다.

전혀 상반되는 발언을 한 셈이다.

다만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우리가 원하는 어떤 조건들이 있고 그러한 조건들이 충족될 것으로 본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회담 연기나 취소를 말한 것은 아니라고 해석했다.

성과없는 회담에는 나서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하며 북한에 태도변화를 촉구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이에 따라 북미 사이의 중재자를 맡은 문재인 대통령의 역할이 그 어느 때 보다 중요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