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피해자 65%, 여전히 외상후 스트레스 시달려"
"위안부 피해자 65%, 여전히 외상후 스트레스 시달려"
  • 문경림 기자
  • 승인 2018.05.23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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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영 교수팀 "일본 정부가 반성하지 않는 것이 영향"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대다수는 아직까지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위안부 강제 동원 문제가 반복적으로 사회적 이슈화가 되지만 해결되지는 않는 상황이 지속되면서 피해자들은 평생을 수치심과 트라우마에 노출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이소영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연구팀은 국내 거주하는 위안부 피해 할머니 20명을 대상으로 개별 면담한 결과를 23일 발표했다.

연구팀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2명 또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1명과 임상심리학자 1명으로 팀을 꾸려 2016년 기준 생존한 위안부 피해자 38명 중 20명의 면담을 진행했다.

그 결과 대상자의 65%(13명)는 PTSD를 앓고 있는 것으로 진단됐다. 또 이들의 PTSD 평생 유병률(평생에 한 번 이상 질환이 발생한 비율)은 90%에 달했다.

이는 2차 세계대전 생존자를 웃도는 심각한 수준이다. 해외에서 진행된 선행 연구에서 평균 나이 81.8세의 2차 세계대전 생존자 316명의 현재 PTSD 유병률은 1.9%로 나타났다.

위안부 피해자의 PTSD 유병률이 높은 것은 이들이 전쟁 생존자이면서 반복적인 성폭행 피해자인 데다 피해 시기가 12~19세로 아동·청소년기이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됐다.

특히 가해자의 반성과 사과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현실도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분석됐다. 외상 피해자의 치유와 극복에 가해자의 반성과 사과는 큰 영향을 끼친다.

이 교수는 "잘못을 인정하고 사죄한 독일 정부와 달리 일본 정부는 위안부 강제 동원에 대한 반성과 사과를 하지 않고 있다"며 "70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위안부 피해자의 고통은 지속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연구 결과는 대한신경정신의학회 국제학술지 '정신의학 연구'(Psychiatry Investigation) 4월호에 게재됐다.

[신아일보] 문경림 기자 rgmo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