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중국産… 美, 베트남 철강에 고율관세
사실상 중국産… 美, 베트남 철강에 고율관세
  • 이가영 기자
  • 승인 2018.05.22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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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간압연강·내식강에 199% 반덤핑관세…우회수입 차단 포석
韓 베트남 법인 영향 ‘촉각’
(사진=현대제철)
(사진=현대제철)

미국이 중국산 소재를 사용한 베트남산 철강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미국의 무역장벽을 피해 베트남으로 우회수출하는 중국산 철강까지 촘촘하게 막아내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외신보도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21일(현지시간) 중국산 철강 소재를 사용해 베트남에서 생산한 냉간압연강에 199.76%의 반덤핑 관세와 256.44%의 상계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중국산 열간압연강으로 만들어진 베트남산 내식강에도 각각 199.43%, 39.05%의 반덤핑 관세와 상계관세를 매기기로 했다. 

상계관세는 수출국이 특정 산업에 장려금이나 보조금을 지급해 가격경쟁력을 높인 경우 수입국이 해당 상품에 보조금액만큼 관세를 부과하는 것을 말한다.

미국의 이 같은 조치는  베트남을 통해 수입되는 철강 제품이 사실상 중국산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중국의 우회 수출을 인정한 셈이다.

실제 중국산 철강 수입을 규제한 이후 베트남산 수입은 급증하는 모양새다. 

2015년 중국산에 반덤핑 관세가 본격적으로 부과된 이후 베트남산 냉간압연강의 연간 미국 수입액은 900만달러(한화 98억원)에서 2억1500만달러(2300억원)로 크게 늘었다. 베트남산 내식강의 미국 수입액도 200만달러(22억원)에서 8000만달러(870억원)로 뛰었다.

그간 미국 철강업계는 베트남산 철강이 사실은 중국산이나 다름없다고 강조, 수입 규제를 강화해줄 것을 주장해왔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중국산을 가공 생산하는 국내 업체의 베트남 법인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 지난달 미국 상무부는 중국산 소재를 가공해 되팔고 있다는 이유로 포스코 베트남 법인에 200% 이상의 고강도 관세를 예고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