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대북 금융사업 큰그림 구상… TF·협의체 발족
시중은행, 대북 금융사업 큰그림 구상… TF·협의체 발족
  • 이혜현 기자
  • 승인 2018.05.21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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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10년 만에 찾아온 한반도 평화기류 속에서 시중은행들의 움직임이 분주해 지고 있다.

본격적인 남북 경협이 시작되기 전에 미리 태스크포스(TF) 조직을 꾸려 북한의 금융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채비에 나선 것이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KEB하나·우리은행은 북한 금융사업 준비 태스크포스(TF) 조직을 신설하고 신한금융지주는 계열사가 참여하는 경협 관련 협의체를 만들 예정이다.

KEB하나은행은 산하에 대북 금융사업 준비를 전담할 별도 TF인 남북 하나로 금융사업 준비단(가칭) 신설을 준비 중으로 설립 시기는 이르면 이달 안으로 예상된다. 

준비단장은 초기에는 은행 임원이 맡되 추후 상황을 감안해 외부전문가에게 맡긴다는 계획이다.

준비단은 기본적으로 남북 경제협력과 금융지원 관련 계획을 수립하기 위해 북한의 정치·경제·사회를 연구하고 은행과 지주 차원의 사업화 가능성을 검토한다.

또 북미관계 변화, 정부정책 방향과 연계해 단계적으로 대북 금융사업을 추진하고 지원사업을 발굴할 방침이다.

단기적으로는 개성공단 입주기업 여신·외국환 지원과 문화·예술·체육 등 남북 교류협력 지원, 남북 경제금융 세미나 개최 등을 추진하고 장기적으로는 철도·발전·광산·공단 등 인프라 사업에 대한 직간접 투자와 함께 대북 투자상품 개발, 북한지역 채널 설치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이달 초부터 남북 금융협력 지원 TF를 발족해 7월 말까지 3개월간 운영한다.

TF에는 전략기획부, 글로벌, 외환, 투자은행, 개입영업, 기업영업 등 8개 부서와 우리금융경영연구소가 참여했다.

부서별로 담당 업무를 추진하되 TF가 개별 부서의 내용을 공유하고 총괄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TF는 우선 개성공단 재가동 시 개성공단에 재입점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우리은행의 개성공단지점은 2004년 12월 개성공단관리위원회 건물에 입주해 영업을 시작했으나 정부의 개성공단 폐쇄 결정으로 철수했다.

아울러 남북 경협이 진전될 경우 대북 관광사업, 사회간접자본(SOC) 구축 사업 등 금융이 필요한 다양한 사업에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신한금융은 오는 23일 열리는 그룹 경영회의에서 남북관계의 변화와 경협에 체계적으로 대응해 나갈 수 있는 체계를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지주사를 중심으로 각 그룹사가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해 북한 금융관련 인프라 구축 지원 등 구체적인 전략을 수립한다는 구상이다.

IBK기업은행은 IBK경제연구소 아래 북한경제연구센터를 신설했다.

통일금융준비위원회도 IBK남북경협지원위원회로 확대 개편하고 전무이사 직속으로 격상하기로 했다.

기업은행의 남북·통일금융 추진에서 핵심사안은 개성공단 지점 설치다. 기업은행은 2004년 개성공단지점 개설 의향서를 제출했지만 탈락한 바 있다.

한편 국책은행들은 북한 관련 연구센터 가동에 집중하고 있다. 수출입은행은 지난 9일 북한·동북아연구센터 연구 전문인력 채용공고를 냈다.

채용 인원은 2명에 불과하지만, 그간 인력 없이 간판만 내건 상태였던 북한·동북아연구센터에 다시 숨을 불어넣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채용은 다음달 초 마무리된다. 연구센터가 재가동 되면 남북 경협과 북한개발협력, 동북아 경제협력을 연구하고 대북투자 컨설팅 등을 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