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D-2… 北 이행할까 '주목'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D-2… 北 이행할까 '주목'
  • 김가애 기자
  • 승인 2018.05.21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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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측 기자단 명단 접수 안해… 일단 일부는 베이징 도착
北 매체 핵실험장 폐기 일정 보도… 비핵화 이행 첫단추 꿸까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행사를 취재할 한국 취재진이 2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에서 북한이 지정한 5개국 취재진의 집결지인 중국 베이징(北京)으로 향하기 앞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우리측은 이날 오전 9시에 평소와 같이 판문점 연락사무소 업무 개시 통화를 하면서 남측 기자단 명단도 전달하려 했으나 북측 연락관 쪽에서 지침이 없었다며 접수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행사를 취재할 한국 취재진이 2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에서 북한이 지정한 5개국 취재진의 집결지인 중국 베이징(北京)으로 향하기 앞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우리측은 이날 오전 9시에 평소와 같이 판문점 연락사무소 업무 개시 통화를 하면서 남측 기자단 명단도 전달하려 했으나 북측 연락관 쪽에서 지침이 없었다며 접수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를 예고한 23~25일이 21일로 이틀을 앞두고 있는 북한이 예정대로 폐기를 이행할지 국제사회가 주목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남북정상회담 이후 급물살을 탔던 한반도 비핵화 논의는 '선핵폐기 후보상'을 원칙으로 하는 '리비아모델'에 초점을 맞춘 미국의 압박에 북한이 강한 반발을 하며 난항을 겪고있는 상황이다.

북한은 지난 16일 한미 연합공중훈련인 '맥스선더' 훈련 등을 빌미로 남북 고위급 회담을 일방적으로 중지한 이후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 명의 담화를 통해 "미국이 일방적으로 핵포기를 강요하면 북미회담을 재고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리비아 모델'을 일축하며 '트럼프식'으로 비핵화에 나설 것이고 김정은 체제의 안전을 보장하겠다고 북한 달래기에 나섰다.

그러나 북한은 남측에 대해 '태도 변화'를 요구하며 압박수위를 높이고 있다.

지난 18일에는 정부가 판문점 연락채널을 통해 발송한 우리측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의식 기자단 명단을 접수하지 않았다.

이에 21일 정부가 우리측 기자단 명단을 재차 통보하려 했으나 북측은 계속 수령을 거부했다.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을 통해 이같은 사실을 밝히며 "저희가 통지문 전달을 위해서 노력하고 있는 상황이고 그 상황을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겠다"고 말했다.

일단 우리 측 기자단 일부는 방북을 위해 이날 오후 베이징에 도착했다.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38노스가 19일(현지시간)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 갱도 폭파 장면 관측을 위한 전망대 설치 등 폐기 작업을 계속 진행 중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왼쪽은 지난 7일 촬영된 풍계리 핵실험장 일대 위성사진으로 북쪽과 서쪽, 남쪽 갱도 주변에 있던 이동식 건물들이 철거된 모습이 포착됐다. 오른쪽은 지난 15일 촬영된 위성사진으로 서쪽 갱도 인근 언덕에 4줄에 걸쳐 목재 더미가 쌓여있는 것 같은 모습이 보인다.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38노스가 19일(현지시간)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 갱도 폭파 장면 관측을 위한 전망대 설치 등 폐기 작업을 계속 진행 중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왼쪽은 지난 7일 촬영된 풍계리 핵실험장 일대 위성사진으로 북쪽과 서쪽, 남쪽 갱도 주변에 있던 이동식 건물들이 철거된 모습이 포착됐다. 오른쪽은 지난 15일 촬영된 위성사진으로 서쪽 갱도 인근 언덕에 4줄에 걸쳐 목재 더미가 쌓여있는 것 같은 모습이 보인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의 핵실험장 폐기의식 예정일을 하루를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의식이 예정대로 진행되면 문 대통령은 한국·미국·중국·러시아·영국 등 5개국 취재단이 북한에 도착했거나 원산공항으로 향하는 동안 트럼프 대통령과 비핵화 해법에 대해 논의하게 된다.

현재 상황에서는 북한이 예정대로 폐기를 진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38노스는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갱도 폭파 장면 관측을 위한 전망대 설치로 추정되는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보인다고 19일(현지시간) 위성사진을 토대로 보도한 바 있다.

북한 매체도 핵실험장 폐기 일정을 그대로 보도했다.

대외 선전매체 '조선의 오늘'은 20일 핵실험장 폐기와 관련한 외무성 공보를 언급하면서 "조선반도(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우리 공화국이 주동적으로 취하는 대단히 의의 있고 중대한 조치"라고 말했다.

폐기의식이 예정대로 열리면 이는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이 취한 비핵화 로드맵 이행의 첫 조치가 된다.

이는 다음 날 열리는 한미정상회담은 물론 비핵화 로드맵을 둘러싼 남북미 논의 과정에서도 의미있는 일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북한이 폐기의식을 돌연 취소한다면 국제사회의 실망은 물론, 미국 내에서 대북 비판 여론이 높아져 트럼프 행정부가 강경기류로 선회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