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5대 그룹 세습경영, 요원한 전문경영인 도입
[기자수첩] 5대 그룹 세습경영, 요원한 전문경영인 도입
  • 김성화 기자
  • 승인 2018.05.20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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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요 그룹들이 총수일가 내에서 세대교체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삼성은 이재용 부회장으로, 현대자동차는 정의선 부회장으로 경영권이 이동 중이고 SK는 최태원 회장, 롯데 신동빈 회장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동일인으로 지정 받으며 입지를 확고히 했다. 최근 LG는 구광모 상무의 사내이사 선임을 추진하며 세대교체가 진행 중이다. 또 한화, 효성, 현대중공업, 코오롱 그리고 한진도 이미 시행중이다.

총수일가의 세습경영은 신뢰를 얻지 못하며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라는 요구에 직면하고 있다. 지난 11일 한국CSR연구소가 발표한 ‘대한민국 재벌 신뢰지수’를 보면 최고점이 100인 신뢰지수에서 김승연 회장 -34.4,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으로 -33.4, 최태원 SK그룹 회장 -24.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23.7 등이다. 당연시 되고 있는 세습경영과 이를 바라보는 세간의 인식 사이에 괴리감이 매우 큰 것이다.

최근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LG 경영승계와 관련해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은 지난 18일 “구광모 상무의 LG주식 보유과정을 살펴보면…전형적인 회사기회유용과 일감몰아주기를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주식을 매입한 것이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며 “본인의 능력으로 이루어낸 것은 전혀 없이 그야말로 아버지를 잘 만나서, 아무런 경쟁 없이 불과 12년 만에 시가총액 13.6조원 회사의 사내이사가 되는 것이다”고 지적했다.

기업은 개인의 소유물이 아니다. 그렇기에 공정하고 정당한 절차가 반드시 동반돼야 하지만 공기업 외에는 그런 절차를 시행하는 기업을 찾아보기 힘들다. 세습경영이 무조건 잘못이라는 말이 아니다. 총수일가가 CEO, 전문경영인 자리에 오르는 과정이 투명해야 한다는 얘기다. 유수의 후보들과 공정한 경쟁을 통해 정당한 방법으로 능력을 인정받아야 비로소 세습경영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전문경영인’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