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큰 별’ LG그룹 구본무 회장 영면
‘재계 큰 별’ LG그룹 구본무 회장 영면
  • 김성화 기자
  • 승인 2018.05.20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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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년 73세…전기·전자·화학 등 신성장사업 중심 글로벌 기업으로 육성
구광모 상무로의 4세 승계 본격화…6인 부회장 필두 전문경영인 체제 
(사진=LG그룹)
(사진=LG그룹)

LG그룹을 글로벌 기업으로 이끌었던 구본무 회장이 향년 73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20일 LG그룹은 이날 오전 9시52분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고인이 영면에 들었다고 밝혔다.

지난해와 올해 초 뇌수술을 받은 구 회장은 최근 수술 후유증으로 입원 치료를 받고 있었다.

구 회장은 LG그룹 창업주인 구인회 회장의 손자이자 구자경 LG 명예회장의 장남이다. 연세대학교를 거쳐 미국 애쉬랜드대학과 클리블랜드주립대 대학원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후 1975년 ㈜럭키에 입사하며 기업인으로서의 행보를 시작했다.

과장, 부장 등을 거치며 실무경력을 쌓은 구 회장은 입사 10년만인 1985년 그룹 기획조정실에서 전무와 부사장의 중책을 맡았고 1989년 그룹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경영 일선에 나섰다. 이어 1995년에는 그룹 회장직을 승계 받았다. 

구본무 회장의 경영권 승계는 다른 기업들과는 달리 부친인 구자경 회장이 건강한 상태에서 이루어져 재계에 더욱 특별하게 다가왔던 것.

최고경영진에 오른 구 회장의 재임 기간은 그룹 핵심 사업이 성장하며 LG가 세계시장에 진출한 시기로 기록된다. 구 회장은 전기·전자·화학 사업과 통신서비스, 자동차부품, 디스플레이, 에너지, 바이오 등 적극적 경영 행보를 통해 신성장 사업을 육성했다.

LG디스플레이의 대형 올레드(OLED) 사업, LG화학의 이차전지 사업과 함께 최소 3년은 걸릴 것이라던 LTE 투자를 9개월 만에 끝내며 이동통신 시장의 판도를 바꿔 놓은 것 또한 구 회장의 업적이다.

이를 통해 LG그룹은 GS, LS, LIG, LF 등 계열 분리를 했음에도 매출은 구 회장의 경영권 승계 이전 30조원에서 지난해 160조원대로 5배 이상 성장했다. 해외 매출은 10조원에서 110조원으로 10배 이상 신장됐다.

또한 정도 경영, 가치창조형 일등주의, 도전주의와 시장선도 등을 경영 이념으로 삼았던 고인의 경영철학은 LG그룹이 대기업 그룹 중에서도 깨끗하고 올바르다는 이미지를 갖는데도 한몫했다. 

구 회장의 별세로 구광모 상무로의 4세대 승계작업도 본격화된다. 구 상무는 ㈜LG의 하현회 부회장 등 6명의 전문경영인 부회장단에게 계열사별 현장 경영을 맡기고 자신은 경영의 큰 방향을 제시하며 신성장 사업 발굴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구 회장이 와병 중인 상태에서 사실상 그룹을 지켰던 구본준 부회장은 구 상무 경영권 승계작업을 도운 후 그룹 경영에서 손을 떼고 계열 분리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구 회장의 장례는 고인의 유지와 가족들의 뜻에 따라 비공개 가족장으로 치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