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민주화운동 38주년 기념식에 ‘푸른 눈의 목격자’들이 참석해 그날의 아픔을 되새겼다.
18일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열린 기념식에는 계엄군 헬기 사격을 증언한 아놀드 피터슨 목사, 광주 참상을 사진과 글로 기록해 해외 언론에 기고한 찰스 베츠 헌틀리 목사, 5·18을 가장 먼저 세계에 보도한 독일 기자 위르겐 힌츠페터의 유가족이 참석했다.
이날 이들은 비가 내리는 날씨 속에서도 50분간 진행된 기념식 자리를 끝까지 지켰다.
특히 피터슨 여사와 헌틀리 여사는 ‘님을 위한 행진곡’을 시민과 함께 불렀고, 한국어를 잘하지 못하는 힌츠페터의 부인 에델트라우트 브람슈테트도 일부 소절을 따라 부르는 모습을 보였다.
아울러 지난해 오월어머니상을 수상하고 타계한 헌틀리 목사의 아내 마사 헌틀리 여사는 유창한 한국어로 인사하며 기념사를 낭독했다.
헌틀리 여사는 “우리 부부는 광주에서 살았던 17년 동안 광주 시민을 사랑했고 배움을 얻었고 경탄의 마음을 갖게 됐다”면서 “특히 5·18 이후 그 마음은 더 커졌다. 제가 본 5월 광주는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 없는 참혹함 그 자체였다. 그러나 광주 시민의 인간애는 뜨거웠다"고 전했다.
한편 기념식이 끝난 후에는 망월동 5·18 옛 묘역으로 이동해 힌츠페터 추모비를 함께 참배했다.
힌츠페터 추모비 참배에는 '택시운전사' 속 만섭(송강호)의 실제 모델인 김사복 씨의 아들 승필 씨가 동행했으며, 이들은 나란히 헌화하고 묵념하며 5·18로 운명적인 인연을 맺은 고인들을 기렸다.
브람슈테트 여사는 "제 남편은 '내가 죽으면 5·18 때 희생됐던 대학생들 옆에 묻어달라'고 했다"며 "이렇게 광주에 추모비라도 마련해줘서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