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 깬 靑, 북미 '중재자 역할' 본격 나섰다
침묵 깬 靑, 북미 '중재자 역할' 본격 나섰다
  • 김가애 기자
  • 승인 2018.05.17 15: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NSC 상임위 대책 논의… "고위급회담 조속 개최 위해 북과 협의"
"역지사지 강조… 文대통령 중재자 역할 적극 해나가겠다는 의지"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17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이날 오전 열린 NSC 상임위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17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이날 오전 열린 NSC 상임위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북한이 갑작스럽게 남북고위급회담을 연기 통보하면서 북미정상회담에 영향을 미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청와대가 북미간 '중재자역할'에 박차를 가하는 모양새다.

청와대는 17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고 북한이 5.16 예정된 남북고위급회담 연기를 통보해 온 것과 관련한 향후 대책에 대해 논의했다.

김의겸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이 같이 밝힌 뒤 "위원들은 남북 고위급 회담의 조속한 개최를 위해 북한과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위원들은 4.27 남북정상회담에서 합의한 판문점선언이 차질없이 이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며 "남북고위급회담의 조속한 개최를 위해 북측과 계속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어 "위원들은 다가오는 북미정상회담이 상호 존중의 정신 하에 성공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한미 간과 남북 간에 여러 채널을 통해 긴밀히 입장을 조율해 나가기로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위원들은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참관, 6·15 공동행사 준비 등 앞으로의 남북관계 일정들을 판문점선언의 합의 정신에 따라 차질없이 이행해 나가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정 실장은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전화통화를 하고 북미관계에 대해 논의하기도 했다.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6일(현지시간) 폭스뉴스 라디오에 나와 "오늘 아침 나의 한국 카운터파트인 문재인 대통령의 국가안보실장과 막 통화를 했다"고 말해 이미 한미 간 긴밀한 의견 조율이 이뤄지고 있음을 시사했다.

북한이 고위급회담을 연기한 당일인 전날 '진의를 파악하는 게 먼저'라며 신중한 태도로 말을 아꼈던 청와대는 하루가 지난 이날 본격 나서는 모양새를 취했다.

청와대가 이처럼 적극 개입에 나선 듯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북한과 미국에 온전히 이 상황을 맡겨두었다가는 현재까지 끌고온 한반도 평화가 흔들릴 수도 있다는 우려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상임위 회의에서 상호존중의 정신을 언급한 것은 미국과 북한이 역지사지를 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우리 정부나 문 대통령이 중재자로서의 역할을 좀 더 적극적으로 해나가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또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우리가 파악하는 북한의 입장과 태도를 충분히 전달한 다음 북한에도 미국의 입장과 견해를 충분히 전달해 접점을 넓혀 나가는 역할을 적극적으로 취하겠다는 입장"이라고도 말했다.

한편 NSC 상임위는 통상 매주 목요일 오후에 열렸지만 이날은 참석 국무위원들의 국회 일정 등에 따라 오전으로 앞당겨졌다. 상임위인 관계로 문 대통령은 참석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