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외압' 의혹 휩싸인 문무일… 정면대응에도 파장 확산
'수사외압' 의혹 휩싸인 문무일… 정면대응에도 파장 확산
  • 박선하 기자
  • 승인 2018.05.16 13: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검찰 내부도 갈등… "전폭지원" vs "압수수색 반발"
박상기 "불필요한 논쟁 빨리 정리돼야" 진화 나서
강원랜드 채용비리와 관련해 수사지휘권 행사로 외압 논란에 휩싸인 문무일 검찰총장이 16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 출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강원랜드 채용비리와 관련해 수사지휘권 행사로 외압 논란에 휩싸인 문무일 검찰총장이 16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 출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외압 사건 처리를 놓고 문무일 검찰총장이 부당하게 수사지휘권을 행사했다는 의혹에 휩싸이면서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박상기 법무부 장관까지 직접 진화에 나섰으나,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를 통해서도 논쟁이 가열되고 있어 후폭풍은 쉽사리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문 총장은 16일 대검찰청 출근길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의혹과 관련한 질문에 단호한 목소리로 "검찰권이 바르고 공정하게 행사되도록 관리·감독하는 것은 총장의 직무"라고 말했다.

이는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단이 전날문 총장이 지난 2월 출범 당시 보고를 일체 받지 않겠다는 공언한 것과 달리 지난 1일부터 수사지휘를 해왔다고 주장한데 대한 공개 대응이다.

이번 의혹은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 관련 외압 의혹을 처음 제기했던 안미현 검사가 기자회견을 열고 문 총장의 외압 의혹을 제기한 것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면서 시작됐다.

같은 날 강원랜드 채용비리 관련 수사단도 대검찰청 보고 없이 독립 수사할 수 있다는 전제로 출범했으나 나중에 사실상 수사지휘권을 받아왔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수사단에 따르면 강원랜드 채용비리 외압 의혹을 수사한 결과 일부 검찰 고위 간부들을 기소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른 수사단은 외부 검증을 위해 검찰수사심의위원회 소집을 요청했다.

하지만 문 총장이 부정적 의견을 밝혔고, 수사단이 자체 책임 하에 처리하겠다고 했지만 문 총장이 수사지휘를 했다는 것이 수사단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대검은 수사단으로부터 먼저 검찰수사심의위 회부 요청을 받았고, 법리적 쟁점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부의가 적절치 않다고 판단한 것일 뿐이라고 전면 반박했다.

문 총장도 이날 직접 취재진 앞에서 한 발언을 통해 수사지휘를 한 것은 총장의 직무라는 점을 분명히 하며 의혹을 일축했다.

그러나 수사단은 문 총장의 수사지휘권 행사가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지휘권 행사과정에서 석연치 않은 점이 있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문 총장이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에 외압을 가한 것으로 의심되는 검찰 고위간부를 기소하겠다는 수사결과를 보고받자 돌연 수사지휘권을 행사한 것이 자연스럽지 못하다는 이유다.

이런 가운데 이번 논란을 두고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서도 검사들의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대검 반부패부 김후곤 선임연구관(차장검사)은 이날 이프로스에 "반부패부 전체가 이 사건의 성공을 위해 각종 지원과 조언을 아끼지 않았음에도 대검이 재수사과정에서 외압을 행사한 것으로 비치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라고 적었다.

반면 임은정 서울북부지검 부부장 검사는 "대검 반부패부가 압수수색에 반발했다는 소문을 들었었는데…"라며 "책임과 부끄러움을 아는 사람들이 검찰에 많았으면 좋겠다"는 댓글을 달았다.

사태가 쉽사리 진정되지 않을 것으로 보이자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직접 진화에 나섰다.

박 장관은 이날 이번 논란과 관련해 "강원랜드 사건은 정상 절차에 따라 신속·엄정하게 처리돼야 한다"며 "불필요한 논쟁이 빨리 정리되도록 해야 되겠다는 생각이다"고 말했다.

이어 "사건 수사과정에서 수사 관계자의 의견이나 주장이 언론을 통해 표출되고 그로 인해 검찰 조직이 흔들리는 것처럼 비쳤다"며 "그 결과 국민들이 우려하고 계시는데 이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박 장관의 발언은 수사단의 '우려'는 이해하나 일종의 특임검사 성격을 지닌 수사단에 대한 문 총장의 지휘 자체는 문제가 없다는 판단으로 해석된다.

따라서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이번 사태는 '논란 봉합'과 '수사 마무리' 쪽으로 기울 가능성이 커 보인다.

다만 대검 고위간부에 대한 기소 여부 등에 대한 처리 과정에서 문 총장이 적정한 범위를 넘는 부당 지시나 언행이 있었는지에 대한 추가 의혹이 제기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수사단이 문 총장의 수사지휘권 행사를 계속 쟁점화해 파문을 확산시킬지, 박 장관의 주문대로 봉합 국면으로 사건을 마무리할지 후속 대응에 이목이 모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