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역 살해사건' 2주년… 여성 범죄는 오히려 증가
'강남역 살해사건' 2주년… 여성 범죄는 오히려 증가
  • 이서준 기자
  • 승인 2018.05.16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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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권리신장 운동에 대한 백래시 현상 증가" 지적 나와
문재인 정부, 성폭력 피해자 보호·양성평등 확립 정책 추진
'강남역 묻지마 사건'이 발생했던 당시 CCTV화면(TV조선 캡처)과 서울 서초구 강남역 10번 출구에 붙어있는 추모 메시지. (사진=강남역 살인사건 공론화 SNS 캡처)
'강남역 묻지마 사건'이 발생했던 당시 CCTV화면(TV조선 캡처)과 서울 서초구 강남역 10번 출구에 붙어있는 추모 메시지. (사진=강남역 살인사건 공론화 SNS 캡처)

지난 2016년 서울 강남역 한복판에서 공중화장실을 이용하던 20대 여성이 살해당했던 ‘강남역 여성살해 사건’이 오는 17일 2주기를 맞는다.

당시 범인은 경찰 진술에서 범행동기에 대해 피해자가 여자라서 범행을 저질렀다는 발언을 해 사회적 논란을 빚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여성혐오’에 대한 인식 전환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여성들의 권리를 찾기위한 사회적 움직임이 점차 커지면서 올 초 ‘미투운동’에까지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여성들의 이러한 사회적 움직임에 대해 반발하는 남성들이 ‘백래시’(backlash·반격)에 나서면서 오히려 여성혐오를 더 표출시키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여성민우회가 지난달 6∼13일 페미니즘 발언·행동에 대한 백래시 사례를 수집한 결과 일주일 만에 사례 182건이 제보되기도 했다.

사례에는 미투 운동을 지지한다는 발언이나 페미니즘과 관련된 발언을 한 이후 조직 내에서 불이익을 받거나 아르바이트 자리에서 잘렸다는 등의 내용이 제보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16일 대검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여성이 피해자였던 강력범죄(살인·성폭력)는 총 3만270건으로, 지난 2016년 2만7431건보다 10%가량 늘어나 수치상으로도 여성에 대한 범죄가 오히려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여성들의 권리신장 운동은 역사적으로도 백래시의 저항에 부딪쳐왔다. 역사학자들에 따르면 과거에는 서구권을 중심으로 여성을 ‘마녀’로 치부하거나 사회적 규제로 제한하는 직접적인 백래시가 있었다면 1980년대 이후의 백래시는 설득과 교화를 통해 여성의 권리 신장을 모성과 가족주의에 반한다는 사회적 인식을 대중들에 전파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는 것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백래시 등의 여성혐오 문제를 해결하고 성평등 사회를 이룩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도 최근 취임 1주년을 맞아 국민을 대상으로 발표한 보고서에서 성폭력 피해자의 보호와 양성평등과 관련한 다양한 정책들을 밝힌 바 있다.

한편 오는 17일에는 '강남역 여성살해 사건'을 추모하기 위한 집회가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