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바지 입은 꼰대”… 직장인 88% 기업문화 변화 ‘글쎄’
“청바지 입은 꼰대”… 직장인 88% 기업문화 변화 ‘글쎄’
  • 이가영 기자
  • 승인 2018.05.14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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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의·맥킨지, ‘한국 기업문화 2차 진단 보고서’ 발표
야근·회의·업무지시 ‘낙제’…기업 개선활동 대증적 처방에 치우쳐
조직 건강도 분석도 글로벌 기업比 약체…절반이 최하위 수준
(사진=대한상공회의소)
(사진=대한상공회의소)

국내 기업들이 불통·비효율·불합리 등으로 요약되는 후진적 조직문화에서 탈피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여전히 근본적인 변화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와 글로벌 컨설팅 전문업체 맥킨지가 14일 발표한 ‘한국 기업의 기업문화와 조직건강도 2차 진단 보고서’에 따르면 대기업 직장인 2000여명은 2016년 후진적 기업문화 요소로 지적했던 습관적 야근, 비효율적 회의, 불통의 업무 방식 등을 여전히 낙제 수준으로 평가했다. 

‘기업문화 개선 효과를 체감하느냐’는 질문에 ‘근본적인 개선이 됐다’는 응답은 12.2%에 그쳤다. 전체의 59.8%는 ‘일부 변화는 있으나 개선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답했고, ‘이벤트성일 뿐 전혀 효과가 없다’는 응답도 28%에 달했다.

세부 항목별로는 ‘야근’이 31점에서 46점으로 개선됐으나 50점을 밑돌았고, 회의(39점→47점), 보고(41점→55점), 업무지시(55점→65점)도 모두 상승했지만 여전히 낙제 수준이었다. 회식은 77점에서 85점으로 유일하게 ‘우수’로 평가됐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무늬만 혁신, 보여주기식, 청바지 입은 꼰대 등 부정적인 견해가 많았다”면서 “기업의 개선활동이 대증적 처방에 치우쳐 있어 조직원들의 피로와 냉소를 자아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기업 3개, 중견기업 3개, 스타트업 2개 등 모두 8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직 건강도 분석에서도 7곳이 글로벌 기업에 비해 약체인 것으로 진단됐다. 

4개사가 최하위 수준으로 가장 많았고 3개사가 중하위 수준, 중상위 수준은 1개사인 가운데 최상위 수준은 단 한 곳도 없었다. 

조직건강도는 기업의 조직경쟁력을 종합평가하기 위해 맥킨지가 1991년 개발한 진단 방식으로, 9개 영역·37개 세부 항목으로 구성된다. 지난해까지 글로벌기업 1800여곳에 적용됐다.

이번 진단에서 책임소재, 동기부여 항목에서는 국내 기업이 글로벌 평균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우위를 보였으나 리더십, 외부 지향성, 조율과 통제(시스템), 역량, 방향성 등 대다수 항목에서 뒤처진 것으로 평가됐다.

대한상의는 조직건강을 해치는 3대 근본원인으로 비과학적 업무 프로세스와 비합리적 성과 관리, 리더십 역량 부족 등을 꼽았다.

이와관련 국내 기업문화의 근본적인 변화를 끌어내기 위한 4대 개선 과제로 빠른 실행 업무프로세스, 권한·책임 부여된 가벼운 조직체계, 자율성 기반 인재육성, 플레잉 코치형 리더십 육성 등을 제안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기업문화 개선 방향을 논의하고 성공사례를 공유하는 콘퍼런스를 개최하는 한편 플레잉 코치 리더십 육성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라면서 “기업문화 개선의 지침서로 삼을 기업문화 표준매뉴얼 등도 제작 배포할 계획”이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