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안 미궁 속으로…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안 미궁 속으로…
  • 이정욱 기자
  • 승인 2018.05.13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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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엇 주총서 반대표 공식 선언 속 주요 국내외 자문사 영향력 주목
(사진=신아일보DB)
(사진=신아일보DB)

미국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현대자동차그룹 주주총회에서 지배구조 개편안에 반대표를 던지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엘리엇의 영향력에 따라 국내외 대표적인 의결권 자문사들의 입장이 정해질 것으로 보여 향후 지배구조 개편의 가닥이 어떻게 잡힐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와 한국기업지배구조원 등 국내외 주요 의결권 자문사들이 오는 14일부터 현대모비스 분할·합병 관련 입장을 잇달아 밝힐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현대모비스 지분 9.82%를 보유한 국민연금이 사실상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기아차에 이어 단일주주로는 두 번째로 높은 지분 비율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민연금이 입장을 정하는 데에 의결권 자문사의 의견이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는 게 업계의 전반적인 시각이다.

지난 9일 국내 민간 의결권 자문사인 서스틴베스트는 합병비율이 불합리하고 합병시너지도 불분명하며 반대 의결권을 권고한 바 있다. 또한 합병목적이 주주 관점에서는 설득력이 없다고도 덧붙였다. 

현재 현대모비스의 현대차그룹 측 우호 지분은 정몽구 현대차 회장 개인 지분 6.96%을 포함해 기아차 16.88%, 현대제철 5.66%, 현대글로비스 0.67% 등 총 30.17%다.

분할·합병이 성사되려면 의결권 있는 주주가 3분의1 이상 참석하고 참석 지분의 3분의2가 찬성해야 한다.

한편 엘리엇은 현대차와 기아차, 모비스를 합쳐 1조500억원 가량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를 시가총액과 비교해 보면 보유 지분율은 1.3% 수준으로, 주총에서 독자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하지만 현대모비스 지분 48%를 쥐고 있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엘리엇 주장에 힘을 더해준다면 상황은 완전히 달라진다.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의 방향은 이제 누구도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흘러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