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경제 대동맥 제조업 ‘휘청’…체감경기 금융위기수준
韓경제 대동맥 제조업 ‘휘청’…체감경기 금융위기수준
  • 이가영 기자
  • 승인 2018.05.13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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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생산, 자동차 -12.5%·조선 -24.6%·철강 -2.7%
미국發 보호무역주의 여파…주력산업 동반부진 수렁
전문가 “고용·성장 모두에 악영향…최우선 해결과제”
포스코 파이넥스 2공장. (사진=포스코)
포스코 파이넥스 2공장. (사진=포스코)

국내 제조업 체감경기가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까지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와 철강 등 주력산업 생산이 급감한 탓이다. 

13일 통계청에 따르면 제조업 생산감소세를 이끄는 것은 자동차와 조선업, 철강산업 등 주력산업이었다. 

3월 자동차 생산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12.5% 감소했다. 전년 같은 달 대비 자동차 생산은 올해 1월 1.8% 늘어난 것을 제외하면 작년 10월(-17.3%), 11월(-6.5%), 12월(-29.2%), 2월(-19.6%)로 급감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조선업 생산은 2013년 5월 -11.9%로 감소세로 전환한 이후 5년 가까이 감소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들어서는 1월(-9.2%), 2월(-32.2%), 3월(-24.6%) 모두 큰 폭의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철강제조업 생산은 지난해 11월 -5.5%를 기록한 이후 5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12월(-12.3%)과 지난 2월(-14.5%)에는 두 자릿수 감소율을 보였고 3월에는 ?2.7% 감소했다.

주력산업의 생산감소세가 커지면서 3월 광공업 업종 중 전달대비 생산이 감소한 업종은 증가한 업종 수의 3배에 육박했다.

지난 3월 광공업 전체 75개 업종 중에서 생산이 전달보다 감소한 업종은 55개, 증가한 업종은 20개다. 이에 따라 생산증가업종과 생산감소업종의 비율을 뜻하는 생산확산지수는 26.7에 그쳤다. 이는 지난 2014년 10월(25.3) 이후 3년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75개 광공업종 중 전달보다 생산이 줄어든 업종도 5개월째 절반 이상을 기록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13개월 연속 이후 역대 최장기간 감소세다.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우려에 따른 수출 회복 지연, 자동차와 조선 등 전방수요산업의 부진 등이 요인으로 분석된다. 

광공업 생산 감소세가 이어지자 일각에서는 정부가 미래 신산업 육성보다 현재 주력산업 위기 문제를 직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광공업 특히 제조업은 한국 경제를 견인하는 산업이다. 이에 따라 제조업의 위기는 고용과 성장에 모두 악영향을 미친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현대경제연구원 주원 경제연구실장은 최근 보고서에서 “4차 산업혁명 기술들은 기초소재, 기계, IT, 자동차 등 현재 주력산업을 근간으로 하기 때문에 주력산업의 위기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어내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산업정책의 무게중심을 조선업과 자동차산업의 예와 같은 사후 수습이 아니라 위기 가능성을 확인하고 예방하는데 둬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