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지원 産銀 8000억원 놓고 '먹튀 논란' 확산 왜?
한국GM 지원 産銀 8000억원 놓고 '먹튀 논란' 확산 왜?
  • 이정욱 기자
  • 승인 2018.05.13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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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 지원금은 대출·산은은 출자… 변제 우선 순위 달라
정부·산은 "15만6000개 일자리 10년 유지 가성비 최고"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산업은행이 7억5000만달러(한화 8000억원)를 투입하기로 최종 합의하면서 한국GM이 정상화 절차를 밟고 있다. 하지만 이 돈의 성격 때문에 '먹튀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왜 또다시 한국GM 정상화 방안을 놓고 먹튀 논란이 재현되는 것일까.

13일 산은에 따르면 오는 18일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기본계약서(Framework Agreement)를 체결해 마무리 협상 절차에 돌입한다. 기본 계약서에는 한국GM 정상화에 산은이 7억5000만달러를 출자하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GM의 지분율은 GM이 83%, 산업은행이 17%다. 양측은 이 지분율에 따라 한국GM에 '뉴머니'를 넣기로 합의함에 따라 GM은 기존 대출금 28억달러를 우선주로 출자전환하고 희망퇴직금 등 구조조정 비용으로 8억달러를 대출한 뒤 올해 안에 출자전환할 예정이다. 산은도 지분율에 따라 7억5000만달러를 출자할 예정이다.

GM은 또 앞으로 10년간 한국GM에 20억달러 규모의 시설투자와 8억달러 규모의 운영자금 등으로 36억달러를 추가 투입하게 된다. 이럴 경우 총 투입 금액은 64억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하지만 이 돈들의 성격이 달라 먹튀 논란을 빚고 있다. GM이 이번에 지원하는 36억달러는 대출이라는 점이다.

대출은 출자보다 우선 변제된다. 이익과 손해에 무관하게 이자도 꾸준히 지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GM을 청산할 경우 자산을 처분해 GM이 먼저 28억달러의 대출금을 회수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사실상 GM의 리스크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GM이 자본잠식 상태의 한국GM을 포기하고 철수를 고려했던 만큼 "어차피 날릴 돈이라 리스크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다만 GM의 지원금 중 나머지 8억달러는 출자전환될 대출이어서 산은의 7억5000만달러와 같은 성격의 돈이다. 산은의 지원은 후순위인 출자전환 조건부 대출의 성격을 띠고 있다. 산은이 떼이는 만큼 GM도 손해라는 주장을 펴는 근거다.

출자형태로 이뤄지는 탓에 이익이 생기면 배당을 받게 되지만 떼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국GM이 현재까지 적자 상태라 배당금은커녕 청산시 변제 순위에서도 뒤로 밀리기 때문이다.

다른 돈의 성격 때문에 산은이 GM과 불평등한 합의를 성급하게 했다는 비판을 의식한 듯  정부와 산은은 15만6000개의 일자리를 10년 넘게 유지할 수 있는 '가성비'를 극대화한 협상이라고 설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