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풍계리 핵실험장 철거조짐… 일부 건물 사라져"
"北풍계리 핵실험장 철거조짐… 일부 건물 사라져"
  • 박영훈 기자
  • 승인 2018.05.11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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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6월 27일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밝히기 위해 영변 원자로의 냉각탑을 폭파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2008년 6월 27일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밝히기 위해 영변 원자로의 냉각탑을 폭파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이 철거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포스트(WP)는 4·27일 남북정상회담 이후 촬영된 상업용 인공위성 사진을 분석한 결과를 10일(현지시간) 발표했다.

그 결과 최근 2주간 핵실험장의 대여섯 개 작은 건물이 사라진 모습이 식별됐다. 다만 큰 건물들은 여전히 남아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제임스 마틴 비확산연구센터의 제프리 루이스는 "이것은 (외부) 전문가와 기자들을 초청해 핵실험장 폐쇄를 보여주기 전의 준비 절차일 수 있다"며 "이것은 적어도 환영을 알리는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앞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남북정상회담 때 믄재인 대통령에게 풍계리 핵실험장을 5월까지 폐쇄할 것을 약속한 바 있다.

이후 풍계리 핵실험장에서는 폐쇄를 위한 사전조치로 보이는 징후들이 잇따라 식별되고 있다. 이번 움직임도 이런 징후의 일환으로 보인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대체로 북한의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 약속이 비핵화 프로세스 재가동에 있어 중요한 첫걸음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반면 일각에선 풍계리 핵실험장은 이미 너무 많이 훼손됐기 때문에 더 이상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북한이 미국이 협상을 하기 위한 무의미한 태도라는 주장도 나온다.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6차례나 핵실험이 이어지면서 매우 넓은 구역에서 지반 붕괴 현상이 일어나 가치가 예전과 같지 않아졌을 것이라는 진단이다.

실제로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과학잡지 사이언스에는 6차 핵실험 이후 풍계리 핵실험장의 큰 부분이 함몰된 것을 보여주는 3차원 이미지와 연구 논문이 실렸다.

연구 논문 저자들 중 한명인 싱가포르 난양기술대학 실뱅 바르보 조교수는 "풍계리 실험장의 상당 부분이 사용 불가능하다"며 "추가 핵실험을 위해서는 다른 장소에 다른 시설을 건설하는 등 상당한 투자가 요구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신아일보] 박영훈 기자 yhpark@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