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통큰 선물을 했고 미국은 화답했다.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 3명 석방 얘기다. 북한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방북을 계기로 8일(미국 현지시간) 억류 미국인 3명을 석방했다. 북한조선통신은 10일 이같은 소식을 전하며 이는 최고지도자의 특사에 따른 것이라고 보도했다. 석방된 미국인들은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함께 귀국길에 올라 9일(미국 현지시간) 미국 알레스카를 거쳐 앤드루스 기지에 도착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기쁜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직접 마중을 나가 석방된 이들을 반겼다. 그는 “이런 일이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은 없었다”며 “김정은(국무위원장)의 조치에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놀라울 만큼 도움이 돼 왔다”고 고마움의 뜻을 전했다.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들이 석방된 것도 놀랍지만 그 과정도 이례적인 일의 연속이었다. 김정은 체제 들어서 북한 당국이 미국 국적자들을 억류했다 석방한 사례는 여러 차례 있었다.
하지만 이번처럼 ‘국무위원장 특사’ 형식으로 미국인들을 풀어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정은 정권은 김일성 생일 100주년인 2012년과 노동당 창건 70주년인 2015년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정령(결정)을 통해 주민을 대상으로 대사면을 시행한 적은 있었지만, 외국인을 특별사면 절차에 따라 석방한 전례는 없었다.
북한이 이처럼 국제사회에 손을 내밀고 화합의 길로 함께 나아가려는 움직임을 보인 것은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특히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김정은 위원장이 용퇴하는 모습을 보인 것은 북한이 국제사회 전면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것이며 이는 곧 한반도의 평화가 한걸음 더 다가 왔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이제부터다. 여전히 남북은 분단국가이며 언제 어떻게 다시 서로에게 총을 겨누게 될지 알 수 없다. 불가능한 협상은 없다고 하지만 협상은 곧 감정이라는 말도 잊지 말아야 한다. 이익만 추구하다 상대방의 감정을 다치게 하면 남북은 이전보다 더 최악의 사태로 치닫게 될 수 있다. 물론 이제 모든 공은 미국의 손에 넘어갔다.
북한과 미국의 정상이 회담을 통해 어떤 결과를 끌어낼지 지금은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 현재로선 긍정적인 신호가 쏟아져 나오지만 최종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안심할 수 없으며 안심해서도 안된다. 우리 정부는 북한과 미국이 원하는 것이 무엇이며 원하는 결과가 나올 때까지 중간에서 조율하고 때로는 방향도 제시해야 한다.
우리나라 정치권도 이제 한목소리를 내야 할 때다. 문재인정부가 추진하는 운전대에 힘을 실어주고 옳은 방향으로 가기 위한 합리적인 조언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특정 계층의 표를 얻기 위해 반대를 위한 반대만 한다면 진정한 평화를 이룩하는 일이 더 멀어질 수 있다. 우리국민 대다수가 한반도의 평화와 나아가 통일을 원한다는 점을 정치권에선 한시라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미래의 우리들이 배우는 교과서에 실릴 한국전쟁의 역사가 다음과 같이 기록되길 기대해본다. 한국전쟁 1950~2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