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멀어진 ‘1등 카드사’…순익 개선 할까
더 멀어진 ‘1등 카드사’…순익 개선 할까
  • 우승민 기자
  • 승인 2018.05.09 15: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진=KB국민카드)
(사진=KB국민카드)

이동철 KB국민카드 사장이 올 1분기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그는 지난 1월 KB국민카드 사장 취임식에서 '1등 카드사, 성공 DNA'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야심찬 미래 경영전략을 제시했지만 첫 성적표에선 기대치를 따라잡지 못했다는 평가다. 

물론 아직 취임 초기인 만큼 그의 경영능력을 판단하는 것은 이르다는 게 업계의 정평이다. 다만 카드 수수료 인하 정책과 법정 최고금리인하 등 카드사의 잇단 악재가 줄을 잇고 있어 이동철 사장이 이끄는 KB국민카드호의 순항이 순탄치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KB국민카드의 올 1분기 순익은 전년동기 대비 116억원(13.9%) 감소한 717억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총자산순이익률(ROA)은 지난해 말 대비 0.08% 하락한 1.62%를 나타냈다. KB국민카드의 ROA는 2013년 2.6%에서 2014년 2.1%로 떨어졌다. 이후 2015년 2.2%로 소폭 오르다가 2017년 1.7%로 뚝 떨어졌다. ROA는 기업의 총자산에서 당기순이익을 얼마나 올렸는지 가늠하는 지표다. 수치가 하락한 것은 그만큼 순이익이 줄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경쟁카드사와 비교해도 KB국민카드의 순손실은 적지 않은 규모다. 신한카드와 하나카드는 올 1분기 기준 전분기 대비 각각 64.1%, 50%가량 줄었지만 이는 회계기준 변경과 채권 매각 등 일회성 요인이 컸다. 삼성카드도 전년보다 순익이 줄었지만 15억원(1.3%) 정도에 불과하다.

KB국민카드는 이와 관련 “이번 실적하락은 올해 초 시행한 희망퇴직 진행에 따른 일회성 요인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앞서 KB국민카드는 지난 1월 희망퇴직 절차를 거쳐 23명의 직원을 정리했다. 

이처럼 1분기 실적하락으로 ‘전략통’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이동철 사장의 경영 전략도 흔들리게 됐다. 그도 그럴 것이 가맹점 수수료 인하, 법정최고금리 인하 등 정부가 추진하는 서민금융보호 정책이 카드사들에겐 악재로 다가오고 있어서다.

문재인정부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를 대선공약을 내 건 바 있다. 문재인정부뿐 아니라 정치권에서도 수수료 원가를 산정, 가맹점수수료 인하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형국이다. 설상가상 법정최고금리도 연 20%로 낮추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문재인정부는 올해 2월28일부터 법정최고금리를 연 27.9%에서 24%로 낮춘 바 있다. 법정최고금리가 내려가면 카드사들은 신용대출 등 이자이익이 줄어 수익성이 감소하게 된다.

이동철 사장이 부랴부랴 내세운 전략이 해외시장 진출이다. KB국민카드는 지난달 초 코리오그룹 관계사인 인도차이나뱅크와 함께 캄보디아 토마토특수은행을 인수했다. 이 사장은 캄보디아 자동차할부금융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다. 코리코그룹은 캄보디아 현지에서 자동차를 생산하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해외시장 진출을 꾀하는 것은 긍정적으로 볼 수 있지만 실질적으로 수익이 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지금은 중장기 미래 전략보다 고꾸라진 순익을 채워 낼 수 있는 단기 전략이 더 시급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