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또 중국서 시진핑과 회동… "한반도 문제 논의"
김정은, 또 중국서 시진핑과 회동… "한반도 문제 논의"
  • 이은지 기자
  • 승인 2018.05.08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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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선 방중 후 40여일만… 북미회담 앞두고 '파격 행보'
中 '차이나 패싱' 불식… "한반도 문제서 적극적 역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중국 랴오닝성 다롄에서 만나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중국 랴오닝성 다롄에서 만나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또 다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회동했다. 앞선 방중 후 40여일 만이다.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을 압박하고 있는 미국을 견제하는 차원에서 김 위원장이 예상을 뛰어넘는 파격적인 대외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한반도 평화체제 협상에서 중국이 배제되는 '차이나 패싱'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북한과의 잦은 밀회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8일 중국중앙(CC)TV 등에 따르면 전용기를 타고 지난 7일부터 8일까지 방중한 김 위원장은 다롄에서 시 주석과 만나 한반도 문제에 대한 깊이 있는 의견을 교환했다.

이번 회동에서 시 주석은 "최근 김 위원장이 한반도 대화와 정세 완화 방면에서 적극적인 노력을 해서 성과를 거뒀다"면서 "중국은 북한의 한반도 비핵화 견지와 북미간 대화를 통한 한반도 문제 해결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또 "유관 각국과 함께 한반도 문제의 평화적 해결 프로세스를 추진하고 역내 영구적 평화를 실현하는데 적극적인 역할을 발휘하길 원한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김 위원장은 "한반도 비핵화 실현은 북한의 확고부동하고 명확한 입장"이라면서 "유관 각국이 대북 적대시 정책과 안전 위협을 없앤다면 비핵화는 실현 가능하다"고 화답했다.

이어 "북미 대화를 통해 상호 신뢰를 구축하고 유관 각국이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 프로세스를 추진해 한반도 비핵화와 영구적인 평화를 실현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조선중앙방송과 평양방송 등 북한 언론도 김 위원장의 방중을 공식 보도했다. 이들 매체는 "두 나라 최고영도자들의 의미깊은 상봉과 회담이 중국 요녕성 대련시에 진행됐다"고 알렸다.

김 위원장의 방중은 지난 3월 말 이후 40여 일 만이다. 이는 김 위원장이 2012년 공식 집권 후 6년간 북한 밖을 벗어나 본 적이 없다는 점을 고려할 때 매우 이례적인 행보다.

이에 전문가들은 이번 회동을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이 대량살상무기(WMD) 프로그램의 영구적 폐기를 요구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북한이 비핵화 협의, 경제건설 추진, 대북제재 완화 등에서 대미 협상력을 높일 카드로 중국을 선택하고 미국과 대등하게 협상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는 관측이다.

아울러 북한이 중국과의 밀월로 관계를 강조하면서 북미 대화가 난항을 겪더라도 또 다른 돌파구가 있음을 보여주려는 의도라는 의견도 많다.

중국도 그간 향후 한반도에 새 질서가 수립되는 과정에서 '중국 패싱론'을 우려해 온 만큼 이번 회동이 달가울 것으로 보인다.

앞서도 김 위원장은 4월 27일 남북 정상회담을 앞둔 지난 3월 말 베이징을 방문하면서 남북, 북미로 쏠리던 북한 비핵화 협상의 균형추를 흔든 바 있다.

특히 지난달 말 김 위원장의 방중으로 전통적인 관계의 복원의 의미였다면, 이번 방문은 양국관계가 더욱 돈독해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곧 열릴 북미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의 두 번째 방중이 어떤 영향을 끼칠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신아일보] 이은지 기자 ej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