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수사 방해' 남재준 "정치적 댓글 비호 안했다"
'댓글수사 방해' 남재준 "정치적 댓글 비호 안했다"
  • 박선하 기자
  • 승인 2018.05.08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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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재준 전 국가정보원장이 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국정원 댓글수사 방해' 의혹 관련 결심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남재준 전 국가정보원장이 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국정원 댓글수사 방해' 의혹 관련 결심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근혜 정부 국가정보원의 댓글사건 수사를 방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남재준 전 국정원장이 혐의를 전면 부인하며 무죄를 주장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황병헌 부장판사) 심리로 8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남 전 원장은 최후의 진술을 통해 "원세훈 전 원장의 정치적 댓글을 비호한 일이 없다"고 말했다.

남 전 원장은 "분단국가에서 심리전은 국가방위의 핵심산업"이라며 "댓글 사건으로 국회에서 심리전 기능을 폐지하자는 목소리가 높아 의원들에게 국가 안보를 위한 심리전 기능 유지를 호소한 것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사이버 심리전 영역에서의 댓글 활동은 정당한 대북 심리전 활동의 일환이라고 강조해 직원들을 업무에 복귀시키려한 것"이라며 "정치적 댓글이나 정부의 홍보 활동이 심리전 활동의 일환이라고 궤변을 늘어놓은 바 추후도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부하 직원들에 대해선 이들의 충정과 열정을 참작해 관대하게 처분해달라"면서 "저에게도 죄가 있다면 어떤 처분이든지 달게 받을 것"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서천호 전 국정원 2차장은 "사건 실체를 은폐할 동기나 이유가 없다. 정말 답답하고 참담한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장호중 전 부산지검장은 "변호인이 입장을 상세히 설명했다"면서 "재판부의 현명한 판단을 부탁드리겠다"고 말했다.

이제영 검사는 "아마 죽을 때까지 제 죄를 인정하지 못할 것"이라면서도 "재판부가 죄가 있다고 판단하신다면 그것은 하나님이 내린 벌이라 생각하고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앞서 검찰은 지난 3일 열린 재판에서 남 전 원장에게 징역 5년을, 서 전 차장에게 징역 3년6개월, 장 전 지검장은 징역 2년을, 이 검사는 징역 2년6개월을 각각 구형했다.

또 같은 혐의로 기소된 김진홍 전 심리전단장에겐 징역 3년을 구형하고, 하경준 전 국정원 대변인 등 다른 피고인들에게도 징역 2년∼징역 2년6개월을 구형했다.

이들은 2013년 4월 검찰의 국정원 댓글사건 수사가 본격화되자 대응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허위 서류 등을 비치한 가짜 심리전단 사무실을 만드는 등 사건을 은폐하고 검찰의 수사를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한편, 이들에 대한 선고는 23일 오후 2시에 이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