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폭행범 "원래 홍준표 때릴 계획이었다"
김성태 폭행범 "원래 홍준표 때릴 계획이었다"
  • 박선하 기자
  • 승인 2018.05.07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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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정치쇼' 비방 울화… 홍준표 위치 몰라 목표 전환"
조현병·특정 정당 소속 부인… 경찰, '범행 동기' 수사중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를 폭행한 30대 남성 김모 씨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7일 오후 서울 영등포경찰서를 나서 서울남부지법으로 가기 위해 호송차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를 폭행한 30대 남성 김모 씨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7일 오후 서울 영등포경찰서를 나서 서울남부지법으로 가기 위해 호송차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회 본관 앞에서 단식농성 중이던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를 폭행한 김모(31)씨는 당초 같은 당 홍준표 대표를 폭행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김씨로부터 "홍 대표가 남북정상회담을 '정치쇼'라는 등 비방하는 것 보고 울화가 치밀어 홍 대표를 때리려고 했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7일 밝혔다.

김씨는 지난 5일 오후 2시30분께 국회 본관 앞에서 '드루킹 특검'을 요구하며 단식농성 중이던 김 원내대표에게 악수를 청하는 척 다가가 오른쪽 턱을 주먹으로 때린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단순 일용직으로 근무하던 김씨는 지난 4일 강원도 동해에서 출발해 동서울로 가는 버스표를 예매한 뒤 5일 상경했다.

이후 탈북자 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를 반대하고자 곧바로 경기도 파주 통일전망대로 이동했으나 경찰 제지로 행사장에 들어가지 못했고, 끝내 전단 살포도 무산됐다.

그러자 김씨는 국회로 이동해 홍 대표를 찾았으나 발견하지는 못했고, 화장실을 가려던 김 원내대표를 만나 연양갱을 건네주며 접근해 폭행했다.

이에 경찰은 김씨가 폭행 당시 흉기를 소지하지는 않았으나, 범행에 계획성이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또 경찰은 이번 범행은 김씨의 단독 계획으로 보고 있다. 사건 당일 강원도에서 국회까지 김씨가 이동하는 경로 상 폐쇄회로(CC)TV에서 보면 김씨는 거의 혼자 움직였다.

일각에서는 김씨가 다른 사람과 접촉하는 모습이 포착됐다는 의혹이 제기됐으나 CCTV 전체를 확인한 결과, 관련 내용은 발견되지 않았다.

아직 김씨가 특정 정당 소속인지에 관해서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김씨는 경찰에서 자신이 특정 정당이나 사회단체 소속이 아니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김씨가 조현병을 앓고 있다는 의혹도 나왔으나, 김씨와 그의 부모, 변호사 등은 모두 조현병 병력은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도 김씨는 경찰 진술에서 말을 바꾸기도 했으나 대체로 정상적으로 말을 잘하는 편이어서 조현병과는 무관해 보인다고 추정하고 있다.

앞으로 경찰은 김씨가 특정 정당이나 사회단체에 소속돼 있는지, 자세한 범행 동기는 무엇인지 등에 대한 보강수사를 계속할 방침이다.

한편, 서울남부지검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김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해 김씨는 이날 오후 3시부터 서울남부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받았다.

이날 오후 1시 50분쯤 영장심사 출석을 위해 경찰서 유치장을 나선 김씨는 취재진에게 "자유한국당은 단식 그만하고, 대한민국을 위해 노력하라"고 주장했다.

이어 김씨는 범행을 혼자 계획했냐는 질문에만 "당연하다"면서 "재판의 결과에 항소하지 않고 승복할 것"이라 말했다. 다른 답변은 거부했다.

김씨의 구속 여부는 이르면 이날 밤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