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기업 매출·영업익 쏠림… 한국경제는 모래성? 
특정기업 매출·영업익 쏠림… 한국경제는 모래성? 
  • 김성화 기자
  • 승인 2018.05.02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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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사 439개사 중 전기전자 업종 매출액만 상승…영업이익은 절반도 넘어
삼성전자·SK하이닉스 영업익이 437개사 보다 많아…5년간 더 심화 ‘빨간불’
(사진=한국경제연구원)
(사진=한국경제연구원)

우리 경제의 내실이 모래성과 같다. 우리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주력업종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특정 업종과 기업으로 쏠림현상이 심화되면서 언제 무너져도 이상할 것이 없다.

2일 한국경제연구원이 상장사 439개사를 매출액을 분석한 결과 매출 비중이 높은 6개 주력업종 중 4개 업종은 2012년과 비교해 감소했다. 

결과를 세부적으로 보면 전기전자 업종 쏠림현상이 심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전기전자는 2012년 대비 2017년 매출이 20.0% 늘었다. 전기전자와 함께 매출이 상승한 유통업은 0.2%로 사실상 유지 상태다. 

반면 같은 기간 화학 –9.7%, 철강금속 –8.3%, 운수장비 –8.2%, 전기가스 –6.2%  순으로 매출 하락폭이 컸다.

한경연은 “전체 상장사 실적은 5년 전과 비교하면 제자리 수준이다”며 “지난해 호실적은 2014년부터 3년 연속 매출액이 감소한 기저효과 때문이다”고 분석했다. 조사 대상 상장사 전체 매출액은 2013년 1074조원에서 2014년 1060조원, 2015년 1022조원, 2016년 1000조원까지 떨어졌다. 지난해는 1085조원으로 2013년 수준을 간신히 회복했다. 전기전자 업종이 아니었다면 감소했을 실적이다.

영업이익 쏠림현상은 더욱 심각하다.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 중 전기전자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54.0%다. 2012년 35.3%에서 증가해 이제는 절반이 넘는다. 전기전자업 외 화학 업종만이 11.9%로 두 자리수 비중을 넘는다. 철강·금속 6.3%, 운수장비 5.2%를 제외하면 나머지 업종들은 5%도 채 차지하지 못한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하면 지난해 우리나라 경제는 암울했다. 조사 대상 전체 영업이익 95조원 중 두 기업이 차지하는 금액만 48조원이다. 지난해 조사 대상 영업이익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차지한 비중은 50.7%다. 반도체 시장 슈퍼 호황이 있었다지만 2012년 32.7% 이후 2013년 44.5%, 2014년 37.1%, 2015년 31.6%, 2016년 26.8% 등 예년부터 두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한 437개사의 2012년 대비 2017년 매출액은 2.2% 감소, 영업이익증가율은 1/3 수준인 27.3%로 하락했다.

한경연은 “지난해 호황기를 맞은 일부 업종, 일부 기업이 끌어올린 실적 증가에 우리 경제 전체가 도취되어서는 안된다”며 “주력업종들의 매출 감소는 우리 경제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의미로 해석 할 수 있으며 편중해소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