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아속보
[기자수첩] 하늘에는 대한항공 '땅 위에는 오토바이'
[기자수첩] 하늘에는 대한항공 '땅 위에는 오토바이'
  • 천동환 기자
  • 승인 2018.05.02 08:56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근 대한항공 회장님 가족들의 갑질행태가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다. 자신보다 지위가 낮은 이들의 인격을 모독하는 형태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다수의 평범한 이들을 공분케 했다.

그런데 일반국민들은 거의 매일 이 보다 더 한 갑질과 마주하게 된다. 바로 생명을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오토바이의 도로 위 갑질이다.

지금과 같은 남북 화해모드에서는 북한의 핵보다 동네 오토바이가 더 무서울 정도다. 아이들이나 노인들이 주로 이용하는 주택가의 좁은 도로 위에서는 어디서 어떻게 날아올지 모르는 총알 같다.

이른 바 갑질을 자행하는 오토바이 운전자들은 몇 가지 유형으로 나눠볼 수 있다. 첫 번째는 '마이웨이형'이다. 마이웨이형은 차도도 내 도로 인도도 내 도로, 왕복차선 둘 다 내 도로로 여기며 달린다.

두 번째는 '적록색맹형'이다. 적록색맹형은 빨간색 신호와 초록색 신호를 구분하지 못하고 내달리는 유형이다. 적록색맹이기 때문에 노란색 신호는 인지할 수 있다. 이들은 노란색 신호가 들어오면 속도를 최대한 올린다.

마지막 유형은 악질 중의 악질 '알파인스키형'이다. 속도제한을 무시하고 내달리거나 좌우로 급격히 방향을 바꿔가며 거의 바닥에 닿을 듯 운전하는 유형인데, 이들은 평창올림픽 스키종목의 스릴을 맨 도로 위에서 느끼려 한다.

물론 모든 오토바이 운전자들이 이런 것은 아니다. 하지만 최근 배달서비스가 유행하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이 같은 난폭운전의 위험성은 극에 달하고 있다. 지금의 단속시스템에서는 오토바이의 과속과 신호위반, 곡예운전을 잡아내기 어렵다는 점도 크게 한 몫을 하고 있다.

정부는 얼마 전 "속도를 줄이면 사람이 보입니다"를 새로운 교통안전 슬로건으로 선포했다. 국토부와 행안부, 경찰청 등이 함께 만든 이 슬로건에는 "자동차 제한속도를 낮추고 보행자 중심 교통체계로 전환한다"는 정책 방향이 담겼다.

괜찮은 슬로건이지만 보행자 안전을 포함한 도로 위 안전을 생각한다면 일단 오토바이에 대한 실효성 있는 대책부터 세우자.

하늘에 대한항공이 있다면 땅 위에는 갑질 오토바이가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공감 2018-06-09 19:32:08
진짜 공감합니다. 매일 한번쯤은 보는것 같습니다. 파란불에도 막 지나가는 오토바이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