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합병비율 다시 수면 위로… 엘리엇 ISD 준비
삼성물산 합병비율 다시 수면 위로… 엘리엇 ISD 준비
  • 김성화 기자
  • 승인 2018.05.01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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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에 중재의향서 제출…ISD 제소 앞서 사전 단계
삼성, 발언 아끼며 논란 최소화 노력…현대차 ‘경고’ 시선도
(사진=삼성물산)
(사진=삼성물산)

미국 행동주의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우리나라 정부를 상대로 투자자-국가간 소송(ISD)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지난 2015년에 있었던 삼성물산 합병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라 곤혹스런 입장이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엘리엇은 지난달 13일 법무부에 ‘중재의향서’를 제출했다. 중재의향서는 투자자가 미국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에 ISD를 제소하기 전 상대 정부에 중재 의사가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엘리엇은 중재의향서에서 2015년 舊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당시 국민연금이 합병에 부당하게 개입해 삼성물산 주주로서 손해를 봤다는 점을 문제 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물산 합병 당시 舊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비율은 0.35대1로 삼성물산 가치에 비해 낮게 정해졌다는 주장이 나왔었다.

엘리엇은 합병이 진행 중인 당시에도 삼성물산 주주총회 결의 금지 가처분 신청을 하는 등 합병에 반대하며 행동을 취했지만 모두 무산됐다.

중재의향서 제출 후 3개월이 지나면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에 우리 정부를 제소할 수 있다.

우리 정부가 엘리엇과 중재에 응할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과거 론스타 사태 때도 우리 정부는 중재 없이 바로 ISD에 임했었다.

업계에 이러한 사실이 알려졌지만 삼성은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소송 당사자가 아니기도 하지만 삼성물산 합병을 두고 또 다시 논란이 일어나는 상황을 피하기 위한 태도로 보인다.

특히 지난 국정농단 사태 관련 이재용 부회장 재판에서도 삼성물산 합병이 논란에 올랐고 아직 대법원 판결이 남아있다.

일각에서는 엘리엇이 이번 ISD를 두고 현대자동차그룹에 경고를 하는 효과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평가한다.

엘리엇은 최근 현대차그룹이 발표한 지배구조 개편 계획을 두고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 합병비율을 재검토 하고 모비스와 현대차의 합병, 자사주 소각, 배당지급률 개선 등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