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맥주 가파른 성장세… 국내업계 역차별 탓?
수입맥주 가파른 성장세… 국내업계 역차별 탓?
  • 백승룡 기자
  • 승인 2018.04.29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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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류업계 "과세표준, 수입맥주에 유리"
기재부 "업계 일방적 주장일 뿐" 일축
서울의 한 편의점에 진열된 수입맥주.(사진=신아일보DB)
서울의 한 편의점에 진열된 수입맥주.(사진=신아일보DB)

수입 맥주의 가파른 성장세가 국내 맥주업계에 대한 '세금 역차별' 때문이라는 볼멘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29일 현재 편의점과 대형마트 등에서는 수입 맥주가 국산 맥주보다 더 낮은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다. 편의점에서 국산 맥주가 1캔에 2700원으로 판매되는 반면 수입 맥주는 4캔에 1만원으로 캔당 2500원 꼴에 판매된다. 최근 한 편의점은 수입 맥주 6캔을 1만 원에 판매하는 프로모션을 내놓기도 했다.

이같은 저렴한 가격에 힘입어 편의점 수입 맥주는 지난 2월에 이미 점유율 60%를 넘었다.

수입 맥주가 시장을 잠식하면서 국내 맥주업계의 위기감도 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과세표준 차이 때문에 국산 맥주가 '역차별'을 받고 있다고 주장한다.

과세표준은 세금을 부과하는 기준이다. 국내맥주의 경우 '출고원가'를, 수입맥주의 경우 '수입원가'를 과세표준으로 삼고 주세 72%와 교육세 21.6%를 부과한다. 출고원가와 수입원가 간의 가장 중요한 차이는 판매관리비(이하 판관비)와 이윤의 포함 여부다. 국내맥주 출고원가에는 판관비와 이윤이 포함돼 세금이 부과되는 반면 수입맥주 수입원가에는 이들이 포함되지 않는다. 수입맥주의 경우에는 세금이 부과된 이후에 이윤을 추가적으로 붙이는 구조인 것이다.

국내 맥주업계 관계자는 "수입 맥주는 외국에서 생산되기 때문에 사실상 수입가격은 확인이 어렵고 수입업체가 정하기 나름이다"며 "국산 맥주는 모든 거래 과정이 모두 투명하게 공개돼 사실상 역차별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는 관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수입 맥주의 수입원가는 제조국에서 해당 맥주를 만들 때 들어가는 광고비 등 판관비와 이윤 등이 이미 포함된 가격이라고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도 "역차별은 업계에서 주장하는 논리일 뿐"이라고 일축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