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비용·저효율성이 ‘한국GM 사태’ 불렀다
고비용·저효율성이 ‘한국GM 사태’ 불렀다
  • 김성화 기자
  • 승인 2018.04.29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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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사보고서 GM 본사 착취보다는 경영실패에 ‘방점’
“GM 본사의 고금리·이전가격 등 문제점 찾을 수 없어”
GM 3조8600억 대출·산은 8000억원 출자 ‘확약서’ 발행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한국GM 사태에 대해 조사한 실사보고서가 기존에 논란이 됐던 제네럴모터스(GM) 본사의 착취 보다는 경영실패와 고비용·저효율성에 중점을 둔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의 구조조정도 그간 거론된 방식과는 달리 이를 개선하는데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11일부터 진행된 회계법인 실사 결과는 GM 본사의 경영 방침과 한국GM의 고비용·저효율성이 한국GM 사태의 큰 원인으로 꼽고 있다. 이는 실사 이전까지 한국GM의 GM 본사 차입금 3조원에 대한 높은 이자와 다국적기업의 자회사와 모기업 간의 수출입 가격인 이전가격이 문제라는 지적과 사뭇 다른 결론이다.

금리의 경우 한국GM이 경영난으로 GM 본사에서 차입한 3조원에 대한 금리는 연 4.8%에서 5.3%다. 이는 GM 본사가 자체 신용등급에 따라 미국에서 조달한 자금의 금리와 비슷한 수준으로 문제라고 볼 수 없다는 의견이다.

이전가격에 있어 GM 본사가 한국GM에 부품을 비싸게 팔아 이익을 착취했다는 논란이 있었지만 실사 결과 이 또한 특별한 문제점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만간 나올 실사 최종 결과가 이와 다르지 않다면 한국GM 구조조정 방향도 GM 본사와의 재무 관계 보다는 경영 전략을 조정하는 쪽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지난 26일 댄 암만 GM 총괄사장이 내한해 산업은행과 신차 배정을 확약하면서 미래를 담보할 수 있게 됐지만 추가적인 인력 구조조정도 동반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산은은 지난 27일 ‘법적 구속력이 없는(Non Binding) 금융제공확약서(LOC·Letter Of Commitment)’를 GM에 발행했다. 이를 통해 한국GM에 투입되는 70억5000만달러, 한화 7조5646억원 중 신규 자금 4조6675억원에 대한 지원 방식이 정해졌다. 

내용을 보면 GM 본사가 순수 대출로 2조8971억원, 조건부 대출 8584억원, 회전 대출 1073억원 등 36억달러, 3조8600억원을 투입한다. 조건부대출은 일정 기간 후 출자전환하며 회전대출은 리볼빙 형태로 매년 만기 연장 여부를 결정한다. 산은은 7억5000만달러, 8047억원을 출자한다.

이와 함께 GM 본사가 출자전환하는 차입금 3조원은 의결권이 없는 우선주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산은은 주요 의사결정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한 지분율 17%는 유지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