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문점 선언’ 두고 美 유력 언론간 해석 엇갈려
‘판문점 선언’ 두고 美 유력 언론간 해석 엇갈려
  • 김다인 기자
  • 승인 2018.04.28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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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남북이 마련한 새 기회” vs WSJ “구체적 방안 없는 선전 불과”

지난 27일 이뤄진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전 세계가 축하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가운데, 미국의 유력 언론들이 상반된 태도를 보여 주목된다.

미국의 뉴욕타임스(NYT)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협정 전환을 골자로 한 '판문점 선언'에 대해 27일(현지시간) 일제히 사설을 내놨다.

NYT는 ‘한국인들의 평화 대화는 희망과 의심을 모두 높였다’는 제목의 사설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의도에 대한 경계를 나타내면서도 이번 남북회담이 평화를 위한 새 기회라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NYT는 남북정상회담 후 “김정은의 동기를 비방하거나 그가 몇 주 안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나눌 것으로 예상되는 대화 등 최근의 접촉은 불과 몇 달 전 핵위협 교환과는 완전히 대조를 이루는 것”이라며, 이러한 대면 만남의 기회가 그전까지의 무력 위협보다 낫다는 의견을 전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김정은은 여전히 야만스럽게 고립된 나라의 살인적인 지도자이며, 대부분의 전문가는 결국 아무것도 바뀌지 않을 것으로 의심한다”며 경계하는 태도도 보였다.

이어 NYT는 “이번 남북회담은 남북이 마련한 새 기회로 남과 북 사이에서뿐만 아니라 미국과 북한 사이에서도 진정성 있고 유익한 대화로 이어져 평화를 향한 모멘텀을 계속 살려야 한다는 압박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주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같은 날 사설을 통해 “남북정상회담은 ‘선전’(hype)”이라며 “북한은 지금까지 핵 프로그램 폐기의 구체적인 신호를 준 적이 없다”고 전했다.

WSJ는 ‘한반도 비핵화’에 대해 북한의 전형적인 제안이라고 깎아내리면서 “판문점 선언에 명시된 '한반도 비핵화'와 관련해 "그것이 뭘 의미한다고 김 위원장이 생각하는지가 중요한 질문”이라고 지적했다.

또 판문점 선언에 대해서도 “공동 성명은 아무런 세부사항을 담고 있지 않다”며 “한국의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비핵화 의지를 더 구체적으로 담은 성명을 내라고 압박하는 등의 구체적인 1단계 조치를 요구할 기회가 있었다”고 비판했다.

특히 남북 정상이 종전 선언에 합의한 것을 놓고 "동맹 약화나 주한미군 감축과 같은 다른 요구를 위한 여지를 많이 남겼다"고 우려했다.

WSJ는 ‘북한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에 진지하지 않다면 협상장을 떠나겠다’고 발언한 트럼프 대통령을 언급하며 “이처럼 북한을 불신하고 확인하는 것이 올바른 입장”이라며 이번 남북회담에 비판적인 태도를 견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