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브랜드 톡톡] 육개장 사발면, 컵라면계 제왕
[장수브랜드 톡톡] 육개장 사발면, 컵라면계 제왕
  • 김견희 기자
  • 승인 2018.04.25 06: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982 첫 출시 이후 판매량 1위 굳건
사발면과 얼큰함으로 소비자 취향저격
(사진=농심 제공)
(사진=농심 제공)

육개장 사발면. 쇠고기맛 국물과 가느다란 면발, 계란맛 어포, 소용돌이 맛살이 서로 어우러져 조화를 이룬다. 수영장이나 아이스링크에서 먹으면 2배 맛있다는 말도 있다.

앙증맞은 크기에 비해 양도 은근히 많아 가성비 좋은 컵라면으로 불린다. 또 학창시절 매점에서 호호 면발을 불어가며 한그릇 뚝딱하던 컵라면이기도 하다.

농심에서 1982년 첫 출시한 이 제품은 36년이나 흘렀지만 아직까지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봉지라면인 '신라면'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꾸준히 컵라면 시장에서 판매량 1위를 달리고 있다.

농심에 따르면 누적 판매량은 지난해 기준으로 1조5000억원이며, 판매량은 43억개에 달한다. 일렬로 나열하면 지구 15바퀴를 돌 수 있는 어마한 물량이다.

이처럼 파워브랜드로 장수할 수 있었던 비결은 한국인의 취향을 제대로 저격했기 때문이다.

용기디자인부터 남달랐다. 국사발 모양을 본떠 만든 용기로 친숙함을 살렸다. 또 얼큰한 맛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음식인 육개장을 제품에 녹여낸 것이 신의 한수였다.

육개장 사발면은 초창기 '농심 사발면'으로 출시된 것이 원류였다. 이후 얼큰한 맛을 좋아하는 한국인들의 입맛을 겨냥한 육개장 맛을 추가 출시하게 됐는데 이것이 히트를 치면서 주력 상품으로 자리잡게 됐고, 농심 사발면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소용돌이 어묵과 계란 어포 등 들어가는 토핑도 빠질 수 없는 특색이다. 초기에는 토큰 모양의 하얀 맛살이 들어갔으나 이후엔 일본 라면에 사용되는 소용돌이 어묵인 '나루토마키'가 들어가는 것으로 바뀌었다. 

외국인 입맛까지 매료시킨 제품이기도 하다. 1988 서울 올림픽 당시에 외국인 방문객과 외신 기자들의 큰 관심을 얻으며 하루에 23만개씩 팔려나갈 정도로 인기가 대단했다. 미국 NBC 관계자들이 육개장사발면을 자국의 햄버거와도 견줄 제품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농심은 이같은 인기에 힘입어 중량을 기존 86g에서 110g으로 늘린  육개장 큰사발면도 출시했다. 육개장 사발면과 달리 통통해진 면발이 특징이다. 또 2014년에는 육개장사발면의 맛을 그대로 살린 봉지라면 육개장 라면을 내놓으며 라인업을 확대했다.

농심 관계자는 "국내 용기면 시장 1위 육개장사발면이 성장하는 용기면 시장에서도 꾸준한 인기를 끌 수 있도록 다양한 마케팅과 소비자 프로모션을 진행할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