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고비 넘긴 한국GM… 다음은 '비토권' 협상
한 고비 넘긴 한국GM… 다음은 '비토권' 협상
  • 이정욱 기자
  • 승인 2018.04.24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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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지분율 변동에도 이전과 같은 비토권 요구…GM은 난색
투자확약 체결 시기도 이견…최종 실사보고서 나와봐야
지난 23일 인천 부평공장 홍보관에서 (왼쪽부터)카허 카젬 한국GM 사장과 배리 엥글 GM 해외사업부문 사장,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한국GM 대책특별위원회 위원장, 문승 한국GM 협력업체 대표가 손을 잡고 있다.(사진=한국GM)
지난 23일 인천 부평공장 홍보관에서 (왼쪽부터)카허 카젬 한국GM 사장과 배리 엥글 GM 해외사업부문 사장,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한국GM 대책특별위원회 위원장, 문승 한국GM 협력업체 대표가 손을 잡고 있다.(사진=한국GM)

노조와 극적인 합의로 큰 산을 넘은 한국GM에게 비토권이란 또 다른 산이 앞을 가로 막고 나섰다.

정부와 산업은행은 지분율이 떨어져도 이전과 같이 비토권을 보장해 주길 요구하고 있지만 GM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24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정부와 산은은 감자·출자전환 과정에서 산은의 지분율이 현재 17%보다 낮아져도 중요 의사 결정에서 활용할 수 있는 '비토권'을 지원 조건에 포함해 제시했다.

한국GM 정관에 따르면 주요 주총특별결의사항은 보통주 85%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 현재 산은의 지분 17%는 GM본사가 약 3조원 규모의 출자전환을 하면 1%도 되지 않아 의사결정에 힘이 없다. 또 우리 정부는 한국GM 총자산의 20%를 초과하는 자산의 처분·양도 등 중요 결정사항에 대한 비토권도 GM 측에 요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연히 GM측은 이 조건을 두고 내키지 않아 하고 있다. 산은은 15% 이상의 지분을 유지하기 위해 GM에 1/20 이상의 차등감자를 요구하지만 GM은 거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함께 우리 정부와 GM의 투자확약 시기도 의견이 엇갈린다. GM은 노사 자구안 최종 합의가 마무리되는 오는 27일까지 투자 확약을 체결하자는 입장이지만 정부와 산은이 거부하고 있다. 산은은 실사 중간보고서를 토대로 5000억원 상당을 신규 투자한다는 구두 또는 조건부 양해각서(MOU)를 우선 체결한 후 내달 실사 최종보고서가 나온 이후에 합의서에 공식 서명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최종 보고서는 내달 초 예정인 만큼 그 전까지는 확약에 신중하겠다는 방침이다.

정부의 입장은 GM이 지원금만 챙기고 철수하는 '먹튀'를 방지하기 위한 차원으로 설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반영하듯 우리 정부는 GM이 한국시장에 10년 이상 체류하는 조건을 받아들여야만 한국GM에 자금을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다.

또 GM의 지분매각 제한 기한에 있어 정부와 산은은 한국GM의 생사에 15만6000개의 직·간접적 일자리가 달린 만큼 최대한 장기화하려 하고 GM은 반대 입장이라 이 또한 앞으로의 협상에서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