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중국인 관광객 32명과 북한 주민 4명이 숨지는 등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해 중국 외교부가 사후 조치에 나섰다.
루캉(陸慷)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3일 정례 브리핑을 통해 "지난 22일 밤 북한 황해북도에서 중대한 교통사고가 발생했다"면서 "이 사고로 중국인 32명과 북한 주민 4명이 사망했고 2명의 중국인이 중상으로 위태로운 상태"라고 밝혔다.
이어 루 대변인은 "우리는 숨진 동포와 북한인들에 대해 애도를 표하며, 사상자와 사망자 유족에도 진심어린 위로를 전한다"고 덧붙였다.
루 대변인은 "오늘 중국 외교부는 업무팀과 의료진을 북한에 파견해 북한 측과 함께 구호 및 치료 활동을 벌이고 있다"며 "중국은 해외의 중국인 안전을 고도로 중시하며 사고 발생 후 중국 외교부와 북한 주재 중국대사관이 응급 체계를 가동해 사후 조치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북한 측도 이 사고를 매우 중시하면서 유관부서들을 투입해 중국과 함께 구호 및 치료 활동, 사고 처리 및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위생건강위원회는 이번 사고의 중대성을 고려해 베이징대 인민병원 등 4개 병원에서 흉부외과, 신경외과의 최고 전문의들을 이날 오전 의약품 및 의료 장비와 함께 북한에 급파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중국중앙(CC)TV는 이번 사고를 보도하면서 밤중에 비가 내리는 가운데 버스가 전복돼 심하게 부서진 장면을 공개했지만 개략적인 사고 경위나 피해자 신원 등은 밝히지 않았다.
홍콩 성도(星島)일보는 버스에 탑승한 중국 사상자들이 베이징의 중국여유공사 직원들로 개성을 관광한 다음 평양으로 돌아오던 길이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베이징 소식통은 "중국인 단체 관광객 27명과 상무 시찰단 17명이 각각 탄 버스 2대가 평양에서 60㎞ 떨어진 지점에서 저온과 강우로 노면이 결빙되면서 연이은 교통사고가 발생했다"면서 "17명이 탄 버스는 다리에서 떨어지고 관광객 버스는 전복되면서 사상자가 커졌다"고 전했다.
앞서 중국 외교부는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북한 당국이 전날 밤 황해북도에서 중대한 교통사고가 발생, 많은 중국인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평양 주재 중국대사관에 알려왔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