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 앞으로 다가온 남북정상회담에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한반도 비핵화의 첫 단추를 어떻게 꿰는지에 따라 우리 경제는 물론 동북아 경제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측된다.
우선 한반도의 평화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한국에 투자한 외국기업은 항상 같은 질문을 반복한다. 북한체제의 붕괴 가능성과 전쟁 발발 위험이다. 두 가지 질문 모두 한국시장의 불안정성에 대한 의구심을 버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는 결국 문제의 본질인 ‘코리아 디스카운트’로 이어지곤 했다.
남북한의 화해 분위기는 한반도의 지정학적 가치도 달라지게 한다. 남북한의 분단과 대결구조는 남한은 섬나라로, 북한은 대륙의 출로가 없는 막다른 지역으로 한정했다. 하지만 남북화합과 협력 관계로의 개선은 당장 일본과 중국, 러시아를 잇는 반도로 바뀐다. 한발 더 나가면 유라시아 대륙의 출발점이 돼 동북아 경제공동체를 추진할 수 있는 주역으로 탈바꿈한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의 계기가 마련될 경우 한국 대외신인도는 획기적으로 향상될 것이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재부장관이 최근 G20경제장관회의 참석차 미국을 방문했을 때 만난 무디스 등 3대 국제신용평가기관들은 최근 북한과의 관계 개선으로 지정학정 위험이 완화됐다는 긍정적 평가와 함께 향후 예정된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에서 실질적 성과가 도출되는지 모니터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남북정상회담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남북한 모두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지난 22일 북한이 풍계리 핵 실험장을 폐기하고 경제건설에 총력을 집중한다는 ‘새 전략노선’을 발표했다. 일단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을 위해 의지를 표명한 선제조치로 읽힌다. 한국정부도 23일 최전방 지역의 대북확성기 방송을 전격 중단했다. 북한의 선제 조치를 선언하자 남측에서도 그에 상응하는 대응을 보였다는 분석이다. 군이 대북방송을 중단한 것은 2016년 1월 북한의 4차 핵실험에 의한 대응조치로 확성기 방송을 재개한지 2년3개월만이다.
북한경제 전문가들은 이번 정상회담과 ‘5말6초’ 예정인 북미정상회담 결과에 따라 개성공단 재개가 빠르면 올해 하반기에 가능할 것으로 예측했다. 아직 유엔 안보리의 북한제재 결의가 있기는 하지만 미국이 용인해주거나 미국이 유엔 안보리에 예외사업에 개성공단을 포함해 준다면 개성공단이 다시 문을 열 방법은 있다고 내다봤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공약으로 제시했던 ‘新 경제지도’의 본격 추진될 가능성도 높다. 문 대통령은 대선공약집에서 ‘단계적, 포괄적인 접근으로 근원적인 비핵화’를 이끌어 한반도 평화체제를 구축하고, 이를 기반으로 동서해안과 비무장지대를 잇는 ‘H경제벨트’를 조성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한바 있다. 전언에 따르면 문대통령의 대선공약과 정부 100대 국정과제에 담긴 ‘한반도 신경제지도’ 경협 구상을 현재 통일부에서 구체화하고 있고, 북미정상회담을 지켜본 후 새로운 ‘신경제지도’ 구상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한다.
남북정상회담 이후 다가올 한반도의 변화는 문재인정부의 몫만이 아니다. 한민족 모두의 일이고 동북아 주변국 모두의 변화다. 우리가 정상회담을 기대하고 동참해야 할 이유다.